'지난해 대비 개선' 20.6%…'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유지' 27.0%
‘금리인하 당분간 난망’ 및 ‘체감물가 높은 수준 유지’가 비관 이유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3~15일 전국 성인남녀 2002명을 대상으로 ‘지난 해 대비 올해 가계경제 전망’을 물었더니, 약 절반(49.1%)은 후퇴를, 나머지 절반(47.6%)은 지난해보다 좋아지거나(20.6%), 유사할 것(27.0%)을 점치는 것으로 집계됐다.ⓒ스트레이트뉴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3~15일 전국 성인남녀 2002명을 대상으로 ‘지난 해 대비 올해 가계경제 전망’을 물었더니, 약 절반(49.1%)은 후퇴를, 나머지 절반(47.6%)은 지난해보다 좋아지거나(20.6%), 유사할 것(27.0%)을 점치는 것으로 집계됐다.ⓒ스트레이트뉴스

올해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 국민 둘 중 한 명은 올해 가계경제가 힘들었던 지난해 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3~15일 전국 성인남녀 2002명을 대상으로 ‘지난 해 대비 올해 가계경제 전망’을 물었더니, 약 절반(49.1%)은 악화를, 나머지 절반(47.6%)은 지난해보다 좋아지거나(20.6%), 비슷할 것(27.0%)이라고 보는 것으로 집계됐다.

권역별로는 ‘광주·전라’(60.9%)와 ‘인천·경기’(51.3%)가 올해 가계경제 전망을 더 어둡게 봤고, 개별 지역으로는 전북(68.2%), 전남(58.0%), 광주(55.6%), 경기(53.4%) 순으로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30대(57.2%), 40대(56.6%), 50대(55.2%) 등 경제활동이 활발한 30~50대가 평균을 상회하는 부정 전망을 한 반면, 20대 이하(47.4%), 60대(43.9%), 70대 이상(31.4%)은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성별로 보면 올해 더 좋아질 거라는 답변을 한 남성이 23.1%인데 반해, 여성은 18.1%에 그쳐 여성이 경제 불황에 더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성이 가정 살림을 책임지는 역할 비중이 더 클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장바구니 물가 등에 좀더 민감하게 반응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당 지지도로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78.0%)가 국민의힘 지지자(13.6%)보다 월등히 높은 ‘가계경제 후퇴’를 전망했고, 국정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응답자(75.2%)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응답자(10.2%)보다 훨씬 높은 가계경제 후퇴 전망을 내놨다.

이념적으로는 진보성향 응답자(71.5%)가 보수성향 응답자(24.6%)보다 훨씬 가계경제 후퇴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민간소비 증가율이 코로나19 발발 첫 해인 2020년 한때 -6.3%까지 떨어졌다 이후 가파르게 회복하며 2023년 1분기까지 3~5%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 1.6%로 급락하더니 3분기에는 0.2%까지 추락했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4분기의 경우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보고서를 내놓으며 “양호한 고용사정과 가계소득 증가에 힘입어 민간소비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8회 연속 동결하는 결정을 내놓으며 그 배경 중 하나로 “소비는 지난해 11월 예측한 것보다 다소 낮아져 성장률을 낮추는 쪽으로 작용했다”며 민간소비 부진을 인정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사견임을 전제로 향후 6개월 동안 ‘통화긴축 기조 유지’(금리 동결)의 뜻을 밝혀 주목을 받기도 했다. 3개월 정도를 생각하는 금통위원들과 달리, 시장에 과도한 신호를 주어 부동산가격 등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것이 한은 총재의 의지다.

1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 물가 상승률은 6.0%로 2022년(7.7%)에 이어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이는 1994년(6.8%)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행보다.

또 2023년 구내식당 식사비 소비자물가지수는 116.01로 2022년 대비 약 6.9% 상승했다. 관련 통계 발표가 시작된 2001년 이후 역대 최고치로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6%)의 약 2배에 달한다.

요약하면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아 기대했던 금리 인하가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 않아 대출 차주의 이자부담은 여전하고, 장바구니 물가나 외식물가 등 체감 경제는 차갑게 유지되는 것이 올해 가계경제 후퇴를 국민들이 예상케 하는 이유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100% RDD 방식)를 실시한 결과이며, 표본수는 2002명(총 통화시도 6만 7098명, 응답률 3.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다. 통계보정은 2023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림가중)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조원씨앤아이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2024년 가계경제 전망. 약 절반(49.1%)이 지난해보다 후퇴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원씨앤아이 제공.
2024년 가계경제 전망. 약 절반(49.1%)이 지난해보다 후퇴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원씨앤아이 제공.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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