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금통위 10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 전망 대세
하반기 통화 완화 전망… 연내 추가 인하 전망도 있어
4월 금융통화위원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은행이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힌트를 제시할 지 시장의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다음날 금통위를 개최하고 통화방향을 결정한다. 시장에선 4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다. 9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4년 5월 채권시장지표(BMSI)’를 보면, 채권 보유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 중 98명은 “한국은행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만약 금통위가 현 수준 기준금리(3.5%)를 4월에도 동결하면 10회 연속 동결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월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뒤 올해 2월까지 9회 연속 동결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일각에선 “빠르면 4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현재 시장 상황은 물가가 잡히지 않는 등 녹록지 않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4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로 낮아졌다가 2월에 3.1%로 올라선 뒤 2개월째 3%대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CPI(소비자물가지수)도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모습이다. 현지시간 10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5% 오른 것으로 집계되며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4%)를 웃돌았다.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값으로 2월치(3.2%)와 비교해도 크게 오른 수준이다.
다만 정부에서 가격 안정 자금 투입을 발표해 물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이 영향으로 채권시장에선 대기 매수 수요가 계속 유입됐다. 5일 기준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전주 대비 3.3bp 상승한 3.435%에 마감했다. 국고채와 미국채 10년물 금리 격차는 96.9bp로 확대됐다.
금통위 위원들 사이에선 ‘통화정책을 서둘러 완화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형성되는 것으로 보여진다.
2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한 위원은 “물가가 기조적으로 둔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여전히 목표 대비 높고, 향후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와 내년 성장이 잠재성장률 수준 또는 그 이상의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재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를 요인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2월 금통위 후 기자회견에서 “물가가 여전히 높고 앞으로 전망도 둔화할지 불확실하다는 점 등에서 올 상반기 중 금리인하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금통위에선 만장일치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물가와 경기, 대외 환경 모두 이전 회의 이후 크게 변한 것이 없으니 통화정책도 유지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반대로 금리인하를 제시하는 소수의견도 있다. 2월 금통위에선 금통위원 6명 중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한 위원이 1명 나타났다. 의사록에 따르면, 그는 2월 금통위에서 “물가가 목표수준으로 수렴해 가는 것이 충분히 확인되는 시점에서 긴축 완화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권 가계대출이 감소세를 보이는 것도 금리인하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총 4조9000억원 감소했다. 1조9000억원 줄어든 전월에 연이은 2개월 연속 감소세다.
금리인하 시기가 하반기로 밀리더라도 인하 횟수 자체는 줄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주 예정된 금통위에서는 아직 금리인하와 관련된 신호를 보내기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7월 금리인하 이후 단기적으로 동결 사이클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국내의 경우 물가 상승 범위 등을 따져봤을 때 총 3회 정도로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