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5·6월 주요국 통화정책과 韓물가 동향 살펴볼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이 4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이창용 총재는 “금리인하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12일 한국은행은 4월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월과 마찬가지로 6명의 금통위원이 모두 기준금리 동결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수용한다는 확실이 들 때 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며 “반면 나머지 1명은 내수 부진이 지속될 경우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금 상황에서는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 예단하기 어렵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농산물, 국제유가가 어떻게 변화할지 단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연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로 내려간다면 하반기 금리인하를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반면 물가가 이보다 높아지면 금리인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5월과 6월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유럽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 등이 예정됐다”며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이 확정되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도 확실하게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식료품과 에너지지수를 뺀 근원물가 상승률은 2.4%로 낮아졌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가격 및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전월과 같은 3.1%를 유지했다.

2023년 1월 5% 수준이던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는 7월 2.4%까지 떨어졌으나 3분기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을 받아 다시 3%대 후반으로 상승했다. 이후 국제유가 가격이 안정되며 12월 2.3%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1월 다시 2.8%로 올랐고 2월과 3월 각각. 3.1%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연간 물가상승률을 지난 전망 수준(소비자물가 2.6%, 근원물가 2.2%)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 농산물가격 추이, 국내외 경기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큰 상황이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추세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당분간 그 흐름은 매끄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농산물이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8%에 불과하지만, 최근 2~3개월 전체 물가 상승의 30% 정도가 농산물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농산물 재배 면적을 늘릴 경우 기후변화 때문에 날씨가 좋아져서 농산물 생산이 늘어나면 가격이 폭락해 생산자가 어려워지고 다시 재정 보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가 나빠지면 재배 면적이 크더라도 생산성이 줄어들고, 또 보조금을 줘야 한다”며 “참 불편한 진실"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2021년 7월까지 기준금리를 0.50%로 유지했다. 이후 본격적인 금리 인상을 시작해 2023년 1월까지 3.50%로 끌어 올린 후 현재까지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선 식료품뿐만 아니라 유가와 환율 가격이 모두 뛰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근 중동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계속 상승하면서 국내 휘발유는 1리터당에 1670원대, 경유는 155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전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67.7원에 거래되며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총재는 “미국 달러 강세 현상은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뒤로 밀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피벗보다 이제는 오히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미국보다 금리인하를 먼저 할 수도 있고 뒤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총재는 “실제 유가 변동이 예상보다 많이 커졌기 때문에 단기적인 물가 불확실성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인플레이션이 많이 올라가며 기준금리를 조정했던 당시 인플레이션과 경제에 관한 예측 오차를 보면 상당히 컸다”며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서 인플레이션 예측 오차가 있었지만 현재는 많이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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