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지표 시장 전망치 크게 밑돌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이 하루만에 2%대 상승했다. 현지 고용증가 폭 둔화로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99%(315.37포인트) 오른 1만6156.3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4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7만5000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시장에서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4만명을 큰 폭으로 밑돈 수준이다. 실업률은 3.9%로 0.1%포인트 상승했고, 주간 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2%로 둔화했다.
이는 미국 노동시장이 식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고용지표 하락은 시장의 상품 및 서비스 수요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그만큼 (전년 대비)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줄어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고용지표 하락 이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대로 떨어지면 비로소 중앙은행인 연준이 통화정책을 완화할 명분이 생긴다.
1년 전과 비교한 평균임금 상승률은 3.9%로 2021년 6월 이후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연준은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수준인 5.25~5.50%로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년 동안 물가 상승은 상당히 완화된 동시에 노동 시장은 강한 상태를 유지했다”며 “물가가 여전히 너무 높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 몇 달간 위원회의 물가 목표인 2%로 향한 추가적인 진전이 부족했다”며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강화에 AMD(3.04%), 마이크로소프트(2.22%), 엔비디아(3.46%), 메타(2.33%) 등 기술주들이 강세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도 같은 시간 4.81%로 하루 전 대비 8bp 떨어졌다.
존 핸콕 인베스트먼트 매지니먼트의 에밀리 롤런드 최고투자전략가는 “노동부의 이번 고용지표 발표는 경제가 과열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덜어줬다”며 “이는 연준이 연내 금리 인하가 가능함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26%(63.59포인트) 오른 5127.79를 기록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450.02포인트(1.18%) 오른 3만8675.68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연준은 최근 FOMC에서 양적긴축(QT) 속도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6월부터 월별 국채 상환 한도를 월 60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로 축소해 보유 증권의 감소 속도를 줄일 것"이라며 "기관 부채 및 주택저당증권(MBS)에 대한 월 상환 한도는 350억달러로 유지하고 이 한도를 초과하는 원금 상환액은 국채에 재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연준이 통화정책 완화의 일환으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덜 흡수할 것을 의미한다.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과도하게 흡수하면 기업은 경영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소비자는 지갑을 닫기 때문이다.
다만 강경파 인사 중에선 고강도 통화정책 필요성을 강조하는 인물도 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메사추세츠 은행협회 연간 컨벤션 연설문에서 "나는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 금리를 꾸준히 유지하면 인플레이션이 더 하락한다는 게 나의 기본 전망”이라면서도 “그러나 내 전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 여러 가지가 여전히 보인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