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하나·신한·롯데·BC 등 5개사 참여
흥행성과 보단 사용자 편의성 증대 기대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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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카드업계가 연합해 2022년 12월부터 서비스를 하고 있는 오픈페이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오픈페이 서비스를 출시한지 1년이 훨씬 넘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고 이미 간편결제 시장에 경쟁사들이 많아 레드오션이라는 지적도 있다.

카드업계는 “흥행 여부를 떠나 어차피 가야할 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 중 현대카드와 삼성카드, 우리카드를 제외한 5개사는 현재 오픈페이에 참여했다. 오픈페이란 하나의 카드사 모바일 앱에 다른 여러장의 카드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기존의 신용카드 보유 소비자들은 해당 카드사 결제앱을 모두 설치해 사용해야 했지만, 오픈페이를 사용하면 카드사 구분없이 보유 중인 카드를 등록·사용할 수 있으며, 해당 결제앱에서 사용내역 확인도 가능하게 된다.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가 처음 오픈페이 베타테스트에 참여했고, 신한카드와 롯데카드, BC카드 등이 합류해 현재의 모습이 구축됐다.

다만 오픈페이가 카드사들의 실적 향상에 눈에 띄게 기여를 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간편결제 내 카드사 제공 서비스 점유율은 2019년 43.8%에서 지난해 33.4%로 약 10%포인트(p) 줄었다.

또한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하루평균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8450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이중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등 빅테크사의 간편결제 금액 규모는 4156억5000만원으로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오픈페이 특성상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결제만 지원한다는 점 역시 오픈페이 확대를 가로막는 장애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사용자 입장에서 오픈페이는 카드사 앱에 접속해 추가 결제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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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에선 오픈페이가 국내 결제 표준이 되긴 쉽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교수는 스트레이트뉴스와의 전화에서 “최근 모바일 간편결제 규모가 전통적인 카드사의 플라스틱 실물카드 결제 수준을 뛰어 넘고 있다”며 “카드사들끼리 연합해 서비스하는 오픈페이도 좋은 시도이지만, 이를 국내 결제표준으로 만드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결국 중장기적으로 카드사가 대형 페이 서비스와 제휴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간편결제 경험을 위해 기존 고객들이 사용하던 신용카드까지 바꾸면서 결제 편리성을 추구하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많은 간편결제 서비스가 등장해 시장 자체가 사실상 포화 상태라는 의견도 있다

최연경 삼정 KPMG 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간편결제사는 55개를 기록했다”며 “사실상 간편결제 시장이 레드오션인 상황에서 글로벌 소비자를 공략하는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자사 브랜드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에선 “오픈페이 도입의 취지는 흥행여부가 아닌, 보편적인 사용자의 결제 편의성 증진에 맞춰졌다”고 입을 모은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오픈페이 서비스는 어차피 가야할 길”이라며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면 좋겠지만, 업계에서 절반 이상의 카드사가 참여해 오픈페이 인프라를 구축한 것 자체만으로도 큰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오픈페이는 기존 카드사 앱에서 타사 카드를 추가해 결제하는 기능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사용자의 편리성을 향상시키는 게 핵심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흥행을 위해 별도의 모바일 앱 서비스를 만든 건 아니고 각 카드사가 원래 갖고 있던 플랫폼에 하나의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보니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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