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임박…시들한 주가에 투자대안 부상세제혜택도
BIS자기자본비율 제고, 스트레스완충자본제 대비 발행 늘어

시중은행 그룹 전환을 축하하는 DGB금융. 미디어파사드를 통해 새로운 CI를 공개했다. DGB금융 제공.
시중은행 그룹 전환을 축하하는 DGB금융. 미디어파사드를 통해 새로운 CI를 공개했다. DGB금융 제공.

현지시간 지난 5일과 6일에 걸쳐 캐나다와 유럽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미국과 한국도 금리인하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는 기대감이 나옵니다. 9월 이후 3분기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시중금리는 벌써 반응합니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파킹성 자금만 늘고 있는 지금 투자자들은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 기업 상황 따른 자본조달…회사채·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최근 유동성위기에 몰렸던 신세계건설이 6500억원의 자금을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조달했다는 소식에 시장이 안도하고 있습니다. 800%에 육박하던 부채비율이 200% 미만으로 떨어지며 급한 불을 끄는 분위기입니다.

신종자본증권은 영구채처럼 만기가 없거나 있더라도 30년 이상 등 초장기 채권을 말합니다. 다만 조기상환권(콜옵션)을 부여해 실제로는 만기가 있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기업들은 경영을 위해 자금 조달이 필요합니다. 다만 조달비용을 넘어서는 더 큰 이익을 낼 수 있다면 지렛대효과(레버리지)를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제조업이라 할지라도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무차입 경영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조달의 방법은 비상장사의 경우 상장, 상장사의 경우 유상증자 등을 통해 비용을 최소화한 조달도 가능하지만, 일정부분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도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채권도 발행하는 형태에 따라 회계상 차이가 납니다. 먼저 회사채를 발행하면 그 발행액 만큼 순수하게 부채로 인식됩니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는 비교적 낮은 이자(쿠폰)만 지급하면서도 필요한 돈을 가져온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재무건전성에 여유가 있는 기업이 택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요즘 보험사들이 많이 발행하는 후순위채도 선택지 중 하나입니다. 보험사들의 경우 과거 발행했던 후순위채 만기가 도래하거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만기에 따라 차환발행을 위해 새롭게 발행에 나서는 추세입니다. 이전엔 지난해부터 적용된 신 회계제도(IFRS17)와 신지급여력제도(K-ICS) 시행에 대비해 자본건전성 강화를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많았습니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기본자본으로 인식돼 자본 안정성은 좋아지지만 더 많은 이자를 지급해야 해 발생사 입장에선 부담입니다. 올해 들어 급격히 회계상 수치가 좋아진 보험사들이 차환발행시 이자 부담을 낮추면서 보완자본으로 인식되는 후순위채를 선택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자신들의 신용도에 대한 자신감으로 충분히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도 신종자본증권 대신 후순위채로 보험사들을 선회하게 합니다.

◆ 후순위채 대신 금리 부담 높은 신종자본증권 택하는 은행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금융사들은 올 들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이 지난 4월 당초 발행 목표를 넘어서는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상각형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했습니다. 당시 신용등급 AA-로 표면이자율 4.19%라는 경쟁력 있는 금리로 발행에 성공했습니다.

금융감독원 발행공시를 살펴보면 신한은행은 이 4000억원으로 ‘가계 및 기업 대출 운용’에 쓰고, 남는 돈은 ‘금융채 등의 운용’에 쓰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즉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이자를 지급하지만 대출을 통해 더 많은 수익을 내겠다는 뜻입니다.

발행 목적 중 또 다른 하나로 신한은행은 “2013년 12월부터 국내에 적용된 바젤 III 기준, 신한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의 향상과 자본적정성 제고”라고 설명합니다. 지난번 발행으로 BIS총자본비율이 2023년말 18.08%에서 18.28%로, 기존자본비율이 15.62%에서 15.82%로 각 0.20%p 증가한다고 신한은행 측은 밝히고 있습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올 들어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국민은행, 우리은행은 물론 지방은행들까지 줄줄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며, “은행들의 신용도를 감안할 때 후순위채 발행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이자를 좀더 지급하더라도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회계상 기본자본으로 인식돼 자본비율을 안정화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습니다.

◆ iM뱅크로 새출발한 대구은행, 필요자본확충 메인은 신종자본증권

지난 5일 대구은행은 32년만에 7번째 시중은행으로 변신하며 새로운 CI를 발표하며 iM뱅크로 개명했습니다. 시중은행이 되면 거점 점포 14개를 신규로 출점하고, 인프라 정비와 CI변경, 인력 보강 등 많은 자금이 필요합니다.

인가에 앞서 DGB금융지주는 약 7000억원의 자본확충 계획을 발표했고, 그 포트폴리오는 신종자본증권 4000억원, 회사채 2000억원, 유보이익 등으로 1000억원을 조달할 뜻을 밝혔습니다. 역시 자본안정성 측면을 고려한 주 조달 수단이 요즘 대세인 신종자본증권이 된 셈입니다.

매각 작업을 진행중인 롯데카드도 지난 달 당초 발행 목표 900억원 보다 배 가까이 많은 178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습니다. 신용등급 A0로 은행보다는 낮기에 금리는 좀더 높은 5.99% 수준에서 결정됐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여전사 최초로 발행에 나선 KB국민카드도 4.89%의 금리로 2500억원 조달을 마쳤습니다.

한 증권사 WM팀장은 “고금리 장기화에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며 금융사들의 부실 가능성이 커지자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주문하고 있다”며,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적립 수준을 신용팽창기엔 최대 2.5%까지 적립해야 하는데다, 올해 말까지 스트레스완충자본제 도입을 앞두고 미리미리 대비해야 하는 만큼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수 있어 금리 인하를 앞둔 투자자 입장에선 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마디로 매매차익이 비과세 되고 기준금리 하락시 채권가격 상승으로 자본차익(Capital Gain)까지 노릴 수 있다는 기대입니다. 자신이 투자하려는 회사의 건정성과 위기관리 능력을 고려해 적절한 금리를 제공하는 금융사의 신종자본증권 투자도 고민해 볼 때입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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