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및 보험주 등 상승세
작은 이슈에 요동치는 증시...투자자 주의 요망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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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향방이 불투명해지며 주식시장 역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초부터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해오고 있으나 내국인 투자자의 해외 투자 쏠림 현상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83%(23.37포인트) 떨어진 2787.26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2807.63에 장을 마치며 2년5개월 만에 2800선을 돌파했지만 하루만에 한 걸을 뒤로 물러섰다. 이달 코스피는 5.60%(147.74포인트) 상승했다. 14거래일 중 4거래일을 제외한 10거래일을 오름세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등락을 반복하는 이유는 외국인의 코스피 매수가 변동성이 컸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 4조1439억원 순매수했다. 이와 달리 개인은 1조7692억원, 기관은 2조71257억원을 순매도 했다.

지난 5월 코스피에서 1조1844억원 순매도 했던 외국인이 6월 들어 대거 순매수세로 다시 돌아선 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 종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종목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이란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목적으로 내놓은 정책이다. 기업의 자율성에 기초해 각 기업들의 상황에 맞는 선택과 집중을 유도하고 이사회가 적극 가담, 책임감을 갖도록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키움증권, KB국민은행 등이 향후 밸류업 방향에 대해 예고공시에 나서는 등 정부 정책에 호응하며 주가가 오르는 상황이다.

1월 초부터 4월 30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7조6143억원 순매수했다. 5월에는 엔비디아와 AMD 그래픽저장장치(GPU)에 삼성전자 고대역폭메모리(HBM) 탑재 여부가 불투명해지며, 외국인이 주식을 2조5810억원 상당 팔아치웠다. 

그러나 6월 초부터 21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다시 2조2917억원 순매수했다. 이달 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의 HBM을 자사 그래픽저장장치(GPU)에 탑재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긍정적으로 대답한 것도 한 영향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23% 증가한 8조1000억원으로 컨센서스에 부합할 것”이라며 “세부적으로 반도체(DS) 영업이익이 D램, 낸드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으로 전 분기 대비 2.3배 증가한 4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북미 고객사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품질 승인은 시간문제일 뿐 방향성 측면에서 3분기 이후 HBM 공급 방향성에 대한 가시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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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엔비디아에 HBM을 제공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실적 기대감은 더 크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15조 7068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14.0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2.40% 늘어난 4조7172억원이 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의 일 평균 수출액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하반기 중 반도체의 일 평균 수출액은 전고점(2021년 9월)을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피의 변동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유안타증권 조창민 연구원은 “코스피가 상승하고 있지만 쏠림 현화 심화가 일부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며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가 상승했지만 상승종목 비율이 절반이 되지 않았던 날이 7거래일인데 6월에만 4차례가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선 반도체 만큼이나 보험주에 대한 기대가 크다. 대표적으로 삼성화재의 경우, 이번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주가가 7.6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은 5.6% 올랐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대부분 보험사가 1분기 실적 발표를 진행할 예정인데, 신계약 판매 호조 및 회계제도 안정화 등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삼성생명은 높은 자본력과 보험계약마진(CSM) 창출력을 가지고 있어 향후 안정적인 실적 및 배당 증가가 예상되며, 업종 내에서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능력과 의지가 가장 강하다고 판단된다”며 “신계약 호조 및 높은 CSM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번주 한화생명 주가는 8.48% 상승했다. 한화생명이 자회사형법인보험대리점(GA)을 다수 설립하면서 최근 신계약 실적이 크게 뛰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정부의 세제 완화 가능성도 증권시장 전반에 투자자 유입 가능성을 뒷받침 한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상속세와 종합부동세를 경감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금 시장에 반영되는 모습”이라며 “프로그램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상법과 세법 등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정부의 세법 개정에 대한 의지가 확인되면서 주가가 상승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최근 주식시장이 변동적인 모습을 보이며, 특히 작은 이슈에도 주가가 요동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사조대림의 경우 14일 미국에 냉동김밥 3종을 수출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하며 당일에만 주가가 29.96% 급등했다. 이어 17일과 18일 주가가 각각 18.18%, 0.14% 추가로 올랐다.

지나친 상승 탓에 한국거래소는 19일 사조대림을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했고 이 영향으로 하루만에 10.56%가 빠졌다. 투자경고를 받은 이후 2거래일 동안 주가가 40% 이상 상승하고, 지정 전일 종가보다 주가가 높을 경우 1회에 한해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석유개발계획 승인을 발표한 이후 관련 종목들 역시 요동치는 상황이다. 

이날 거래소는 화성밸브을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 영향으로 해당 종목 주가는 하루만에 8.49% 급락했다. 투자경고 지정을 받은 LIG넥스원은 3.05% 빠졌다. 투자경고 지정 예고를 받은 한국가스공사 주가 역시 2.52% 내려갔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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