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시장과 전 세계 기준 인덱스와 반대 행보

세계주가지수(MSCI) 코리아 인덱스 보고서 화면 캡처.
세계주가지수(MSCI) 코리아 인덱스 보고서 화면 캡처.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사가 발표하는 ‘세계주가지수(MSCI) 코리아 인덱스’의 최근 1년 수익률이 적자로 전환됐다. 최근 국내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가 빠지고 있어 정부가 연초부터 추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효과가 지속될지 우려가 제기된다.

14일 스트레이트뉴스가 5월 MSCI 코리아 인덱스를 분석한 결과, 1년간 수익률은 -0.07%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MSCI 신흥국시장과 전 세계 기준 인덱스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12.39%, 23.03%를 차지했다. 신흥국시장과 전 세계 기준 인덱스가 올해 1월부터 5월 말 까지 3.4%, 8.28%의 수익률을 기록할 동안 MSCI 코리아 수익률은 -7.69%를 기록했다.

MSCI는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개발한 지수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주가지수로 꼽힌다. 3월을 기준으로 봤을 때 MSCI 코리아 인덱스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4.22%를 기록했으나 5월에는 적자를 기록했다. 해당 인덱스의 수익률은 지난달에만 -3.60%를 기록했다. 

다만 연초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국내시장에 대거 투입된 외국인의 자금이 물밀듯이 빠져나가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이란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해소를 목적으로 내놓은 정책이다. 기업의 자율성에 기초해 각 기업들의 상황에 맞는 선택과 집중을 유도하고 이사회가 적극 가담, 책임감을 갖도록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1등 종목 삼성전자에 대한 거래 동향을 보면, 1월 초부터 4월 30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를 19조3390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기관과 개인은 각각 코스피를 13조7730억원, 5조9560억원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순매수로 코스피는 올해 3월 26일 2757.09까지 올랐다. 이는 연저점(2435.90) 대비 13.18%나 상승한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달 외국인은 코스피를 1조1840억원 팔아지웠다. 이 기간 기관 역시 코스피를 9740억원을 팔았고 개인은 25조5400억원 순매수했다.

물론 이번달부터 MSCI 코리아 인덱스의 편성 종목 일부가 교체되며 수익률이 흑자로 전환될 여지가 있다. 기존 MSCI 코리아 인덱스에 편성되어 있던 카카오페이와 한온시스템, 삼성증권, 강원랜드는 빠지고 이번달 부터 HD현대일렉트릭, 알테오젠, 엔켐이 추가됐다.

픽사베이 제공.
픽사베이 제공.

특히 MSCI 코리아 인덱스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호재 소식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예정된 기한 내로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가 엔비디아 인증을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 HBM3e 전력 소비가 경쟁사 대비 높다는 점을 투자가 측이 우려하지만, 이는 소프트웨어(SW) 호환성이나 발열로 사용이 어려웠던 HBM3 문제와는 다르다”며 “조건부 인증은 가능하다는 판단이며 인증이 시작되면 샘플이 매출로 인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달 4일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대만 타이베이 국립 대만대학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컴퓨텍스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이 엔비디아 제품에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영향으로 당일에만 삼성전자 시간외 주가는 7% 넘게 오르기도 했다. 

한편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13일 민당정협의회를 열고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공매도 제도개선’을 내놨다. 지난해 11월 꺼내든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내년 3월까지 연장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 때문에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멀어지는 등 부정적 파급력도 우려된다. 다만 정치권과 학계에선 공매도 재개의 속도 보단 글로벌 기준에 부합한 환경 조성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시장은 늘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는 게 대원칙이고 공매도와 관련해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해야 한다는 하나의 문제 인식도 있다”며 “기관과 개인, 외국인 투자자 모두 신뢰할 수 있는 합리적 제도 개선안이 도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이효섭 금융산업실장도 “여전히 공매도 주체가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이고, 매수는 개인 투자자가 주로 하는 데서 오는 문제가 있다”면서 “공매도를 활용한 내부자거래, 시세조종거래 등을 신속히 적발하고 관련 제재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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