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통령 대선 출마, 낙태권 지지 소식에 현대약품 주가 급등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카멜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연합뉴스 제공.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카멜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연합뉴스 제공.

최근 카멜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관련 종목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트럼프 후보 대세론이 굳어지는 듯했던 미국 대선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이후 급격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일부터 이날까지 현대약품 주가는 38.23% 상승했다. 대선 주자로 나선 해리스 부통령이 낙태권을 지지하는데 영국 제약사 라인파마 인터내셔널과 인공 임신중절 의약품 '미프지미소'의 국내 판권을 한미약품이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해리스 부통령은 마리화나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이 영향으로 오성첨단소재는 사흘동안 23.11% 올랐다. 디스플레이 장비회사인 이 회사는 2018년부터 자회사 카나비스메디칼을 통해 의료용 마리화나를 개발하고 있다.

인체에 유익한 마리화나 주요 성분인 칸나비디올로 의약품을 개발 중이며 국내 최초로 마리화나 치료제 관련 특허도 취득했다. 같은 이유로 화일약품과 한국비엔씨 주가도 사흘만에 각각 26.68%, 8.19% 올랐다. 의료용 대마 재배와 대마 성분 연구에 대한 승인을 받은 우리바이오도 사흘동안 2.45% 올랐다. 

최근 4일동안 iMBC 역시 주가가 6.63% 올랐다. MBC 기자 출신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해리스 부통령의 인연 때문으로 추정된다. 박 전 장관의 남편 이원조 변호사는 해리스 후보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와 미국 3위 로펌인 DLA파이퍼에서 함께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진다면 한화솔루션, SGC에너지, HD현대에너지솔루션 등 태양광 관련 종목도 상승세가 예상된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주식분석부장은 “해리스가 미국의 에너지 산업과 기후 운동가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그가 대통령이 되면 바이든보다 더 적극적으로 환경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장은 “만약 민주당 결집으로 해리스 후보 지지율이 높아진다면 금융시장에서 기존의 흐름이 반전되면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아직 트럼프 당선을 단정하기 이르고 향후 해리스의 러닝메이트 선택과 경합주에서의 여론 조사, 다음달 10일 예정된 대선 토론 등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바이든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에도 여전히 대선 불확실성은 잔존한다”며 “민주당 대선 후보가 누가 될지, 트럼프와의 가상 대결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보이는지에 따라 시장은 새로운 대선 시나리오를 반영하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여전히 트럼프 후보의 우세를 전망하는 상황이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해리스로 교체된 이후 당선 기대감이 소폭 상승했지만 대세가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9월 예정된 TV토론에서 해리스가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변동이 가능할 수 있겠으나 확률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사퇴 결정은 대선의 승리보다는 하원의 민주당 장악 전략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9월 10일 두번째 대선 토론회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대선 불확실성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앞서 6월 조 바이든 대통령은 TV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에게 압도당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TV토론회 이후 여당인 민주당 내외에 후보 사퇴 압박을 받았고 결국 21일 재선 도전 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후 민주당은 새로운 대선 주자로 해리스 부통령을 내세웠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대국민 연설을 생중계 하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경험 있고 터프하며 유능하다”며 “선택은 여러분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CNN 여론 조사에 따르면, 해리슨(46%)과 트럼프 후보(49%)의 현재 지지율 격차는 3%포인트 내외인 상황이다. 

앞서 트럼프 후보 지지율이 우세했던 2주 전에는 방산주 주가가 우세했다. 트럼프 정부 2기가 출범한다면 나토 회원국과 한국, 일본은 방위비 분담금 증액에 대한 압력이 거세지며 과거부터 이어지던 미국과의 협력은 경제적 비용 발생으로 귀결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이 떠오르며 국내 방산 대장주 LIG넥스원은 4일동안 주가가 6.12% 빠졌다. 웨이브일렉트로(-5.26%) 등 주요 방산주는 약세를 나타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