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 10년물 금리 인하 및 주식 시장 반등 기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이 9월 금리 인하를 시사한 가운데 국내 증권업계에선 채권과 주식시장 반등을 기대했다.
31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주요외신 보도에 따르면, 연준은 30일부터 이날까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5.25∼5.50%)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데이터의 총체성, 진화하는 전망, 위험의 균형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신뢰 상승과 견고한 노동 시장 유지와 일치하는지 여부가 문제인데, 이 테스트가 충족한다면 9월 회의에서 금리인하가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둔화하거나 기대 경로에 맞춰 둔화하는 가운데 경제 성장세가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고용시장 상황이 현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금리 인하가 9월 회의 때 테이블 위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장 활성화를 위해 연준이 통화정책을 완화하며 현지 소비자물가 상승률(CPI)은 치솟았다. 2022년 6월에는 CPI 9.1%로 정점을 기록했고, 연준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7월까지 기준금리를 5.25%포인트(p) 인상했다. 이후 지난해 9월부터 이번 FOMC 까지 동결 기조를 지킨 것이다.
연준의 강도높은 통화정책 영향으로 지난달 CPI는 2022년 동월 대비 3.0% 올랐다. 연준이 통화정책 완화 기준으로 염두하는 인플레이션 상승률 목표 기준은 2.0%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 또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4.1%를 기록하며 노동시장 둔화를 시사했다.
증권업계에선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자신감을 키웠다고 판단한다”며 “무엇보다 이전 회의에서는 특정 회의에서의 금리인하를 언급하지 않았으며, 이번 회의에서는 ‘9월 금리인하가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다’고 언급하는 등 시장 참여자에게 사실상 통화정책 완화 시그널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패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100%로 반영했다.
한 연구원은 “소수의견이기는 하지만 패드워치에 상 9월 0.5%p 인하확률이 10%대로 올라서는 등 9월 FOMC 때 예상보다 높은 강도의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의견이 부상 중”이라며 “25bp 이상의 금리인하는 예외적인 결정으로 중립 이하의 재료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할 것이라는 자신감 확보의 문제를 넘어, 고용 등 경기 냉각 혹은 침체 신호가 출현했기에 단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미국의 물가도 둔화 추세가 유지됐고, 고용시장에 대한 연준의 눈높이가 낮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내 9월과 12월 FOMC에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늘 시장의 충격은 예상과 실제의 괴리에서 발생했다”며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인하에 대한 기대가 강화됐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3회 인하가 사실화되는 경우를 가정해도 지난해에 비해 큰 서프라이즈가 아닌 것으로 계산된다”고 설명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트레이더들이 연준의 기준금리 하락에 과도하게 베팅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노 연구원은 “연말 기준금리 선물은 4.785%였던 반면 6월 FOMC 점도표는 5.1%를 기록했다”며 “내년 말 선물금리는 3.595%로 점도표 4.1%와 큰 차이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하반기 미국채 10년물 금리 인하와 주식시장 반등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채권시장에 우호적 수급적 요인을 고려하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의 단기 레인지는 한단계 하향 조정될 여지가 크다”며 “3분기 미국 10년물 국채의 새로운 레인지는 직전 레인지 4.20~4.50%에서 하향 조정된 3.90~4.20%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한지영 연구원은 “7월 중 미국 매그니피센트7(M7), 국내 반도체 주들이 큰 폭의 가격 조정이 일어나면서 체감 상 증시의 하락 정도를 높게 만드는 등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며 “다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자본적지출(CAPEX) 증가와 AMD 호실적 소식 등으로 엔비디아 등 AI 주식들의 동반 강세로 큰 폭 반등한 건 향후 국내 증시에도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투자심리 여건을 조성시켜줄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시장 변동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특히 전날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작전 책임자인 푸아드 슈크르를 제거했다’고 주장했다는 등 지정학적 긴장감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 산유국이 밀집한 중동지역의 무력충돌은 향후 국제유가 상승을 야기하고 이는 소비자 및 생산자 물가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노동길 연구원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치단체 하마스 전쟁이 원유 생산 및 운송 시설 타격으로 번지지 않는다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