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내 2회·내년 4회 기준금리 인하 전망
한국 등 주요국, 금리 인하 사이클 궤적 합류

유재흥 AB자산운용 파트장.
유재흥 AB자산운용 파트장.

유재흥 AB자산운용 파트장이 “미국이 내년까지 기준금리를 여섯 번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시점 자체는 중요치 않다”고 밝혔다.

31일 AB자산운용은 ‘2024년 글로벌 주식 및 채권시장 전망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유 파트장은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기준금리를 두차례 이상 내릴 것으로 기대하는 중”이라며 “연준의 통화정책 기대감은 변동성이 있었지만 채권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연준이 기준금리를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 수준으로 조정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제약적인 상황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최초 금리 인하의 시점보단 연준이 통화정책 완화 기간 자체를 상당히 장기간 끌고 나갈 가능성이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스트레이트뉴스는 “한국은행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을 곧바로 쫓아갈 것으로 전망하는가”에 대해 질문했다.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시기를 되돌아 봤을 때, 한국은행은 2021년 8월부터 2023년 1월까지 17개월동안 기준금리를 3.00%포인트(p) 올렸다. 반면 미국 연준은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16개월만에 5.25%p를 인상했다.

유 파트장은 “한국은행 금리를 예단할 수 없다”며 “다만 9월 금리인하를 시작을 해서 분기마다 한번씩 통화정책을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기의 문제라기 보단 통화정책 완화 궤적을 쫓아가는 트랜드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은행 뿐만 아니라 영란은행, 유럽중앙은행 등 주요은행은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AB자산운용은 연준의 금리인하가 채권 투자에 긍정적인 신호라는 입장이다.

유 파트장은 “연준이 금리인화 사이클을 길게 끌고 간다는 건 채권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이를 염두하고 투자전략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 이벤틀가 중장기적인 이벤트는 아니다”라며 “이번 미국 대선은 정책의 양극화가 크기 때문에 시장에서 우려 중”이라고 말했다.

유 파트장은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당분간 4%대 내외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향후 미국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 폭은 앞으로도 커질 것이고 이 때문에 재원 마련 차원에서 꾸준히 국채를 발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의 물가 하락보단 상승요인이 크다”며 “내년 미국 물가의 정상화도 연준 예상보다 오래갈 것”이라고 말했다. 6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0%를 기록하며 올해 3월 이후 둔화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재욱 AB자산운용 부장.
이재욱 AB자산운용 부장.

AB자산운용은 주식시장에서 밸류에이션이 낮은 종목에 대해 투자를 하는 방안도 추천했다.

이재욱 AB자산운용 부장은 “고금리의 장기화와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감소한다면 타자자의 리스크 회피 성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헬스케어 분야는 저평가된 인공지능(AI) 수혜 업종”이라며 ”우량성이 높고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개별 종목 밸류에이션 투자 전략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AB자산운용은 채권시장 전망 자체를 긍정적이라고 하면서도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투자 전략으로 주택저당증권(MBS) 투자를 권장했다. MBS는 금융기관이 주택을 담보로 만기 20년 또는 30년짜리 장기대출을 해준 주택 저당채권을 대상자산으로 하여 발행한 증권으로 자산담보부증권(ABS)의 일종이다.

유 파트장은 “에이전트 MBS 같은 경우, 미국에서 양적 긴축을 하면서 그동안 수급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며 “회사채 대비해서 스프레드 수준이 계속 나빠졌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에전트 MBS 상품들은 등급이 좋기 때문에 투자 밸류에이션도 나쁘지 않다”며 “특히 과거의 움직임을 보면 시장에 리스크가 생겼을 때도 상대적으로 방어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안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단기적 관점에서 시장에 채권이 많이 공급된다면 금리(수익률)은 상승할 수 밖에 없다. 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투자자가 투자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유 파트장은 “현재까지 시장 상황을 보면 앞으로 미국이 채권을 많이 발행하더라도 잘 소화할 것으로 보여진다”며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시장에서 떠나있던 유동성이 본격적으로 유입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는 “국채 시장이든,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이든, 고수익 채권 시장이든 어떠한 섹터가 유리할 것이란 관점은 크게 의미가 없다”며 “채권시장 전반이 긍정적으로 줌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인하 사이클에선 현금 대신 채권을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며 “국채 투자 시 듀레이션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레딧 채권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며 “국채와 크레딧 채권을 분산한다면 근사한 포트폴리오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