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채권시장..신중한 투자 접근 필요

하나증권 제공.
하나증권 제공.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한국 국고채의 WGBI 편입 이벤트에도 불구, 채권시장에서는 여전히 역캐리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17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2.3bp 상승한 2.948%, 10년물 금리는 8.2bp 상승한 3.077%로 마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종전 대비 25bp(1bp=0.01%포인트) 내리며, 채권시장에선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현실적으로 채권시장에서 역캐리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국채의 WGBI 지수 편입이라는 대형 이벤트와 기준금리 인하가 맞물렸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채금리의 상승과 같은 외부 요인들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면서 오히려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WGBI 추종 자금은 약 2조5000억원 달러로, 한국 편입 비중은 2.22%로 추산된다. 자금조달 비용 감소와 외환시장 유동성 증가의 효과가 기대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채권 금리 상승은 그만큼 시장에서 수요가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공사채는 단기구간이 약보합세를 보이는 등 타 섹터에 비해 강세가 제한되는 모습이었다”며 “신용스프레드가 축소세로 전환된 배경에는 대외금리 상승에 따라 시장금리가 상승전환한 것이 주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주 AAA 특수채 3년물 금리는 3.21%로 스프레드는 26.6bp를 기록했다. 은행채 AAA 3년물 금리는 3.24%로, 스프레드는 29.2bp로 나타났다.

다만 여전채와 회사채의 경우, AAA에서 A- 등급으로 갈수록 스프레드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신용등급에 따른 리스크가 돋보였다.

여전채의 경우 AA+ 3년물 금리와 스프레드는 각각 3.37%, 42.1bp를 기록했다. 그러나 AA- 여전채 3년물 금리는 3.53%, 스프레드는 58.3bp를 기록했다. 회사채 역시 A- 등급의 경우 3년물 스프레드가 161.2bp로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10일까지 3.5%를 유지했으나, 11일부터 3.4% 선을 유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기관투자자는 CD 등 단기물로 자금을 조달해 국고채 3년물 등을 운용한다. 투자자들이 금리가 낮은 국가나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금리가 높은 국가나 자산에 투자하여 그 금리 차이만큼 수익을 얻는데 이를 캐리 트레이드라고 한다.

이 때 CD-국고채 금리 차이가 좁혀지거나 반대로 역전될 경우 손실을 초래하는데 이를 역캐리라고 한다.

9월 FOMC 기준금리 동결 근거를 설명중인 파월 미 연준 의장. 미 연준 홈페이지 기자회견 동영상 캡처.
9월 FOMC 기준금리 동결 근거를 설명중인 파월 미 연준 의장. 미 연준 홈페이지 기자회견 동영상 캡처.

당초 시장에선 역캐리 현상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만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에 이어 한국은행에서도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시장 참여자들이 자금을 더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역캐리 현상이 뚜렷해진 상황이다.

하나증권은 기준금리 인하 효과의 제약을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단기조달주체의 원가를 경감시켜주는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신규운용으로 연결되는 것은 별개의 성격”이라며 “현재 각종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역캐리 부담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황”고 말했다.

게다가 한국은행이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연내 단행할지 내년으로 미룰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는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시장에서의 수급 불균형과 금리 변동성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어, 캐리 트레이드 전략을 활용하는 투자자들은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당분간은 역캐리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역캐리 현상은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여부, 채권 스프레드 확대 등의 요인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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