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투자자, 빅컷 단행 여부 관심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CPI 상승률이 2%대로 들어서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권에 들어섰다.
14일(현지시간 기준) CNN 등 주요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노동통계국은 7월 미국 CPI가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연간 CPI 상승률이 2%대로 떨어진 것은 2021년 3월(2.6%) 후 처음이다.
1년동안 식료품과 외식 가격은 각각 1.1%와 4.1% 상승했다. 식품 및 에너지 비용을 제외한 핵심 CPI는 연 3.2%를 기록했다.
연준은 통화정책 완화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인플레이션 상승률 2%를 목표로 두고 있다.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며 연준은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맞추었고 시장에 유동성이 풀렸다. 2022년 6월에는 CPI가 2021년 대비 9.1% 오르는 등 물가가 치솟았다.
당시와 비교하면 현재 미국의 CPI는 크게 개선된 수준이다. 물가가 확연히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역시 커지는 상황이다.
앤디 슈나이더 BNP파리바 수석 경제학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2022년 6월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상당히 냉각된 상황”이라며 “연준이 9월 FOMC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경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베순 보스턴 칼리지 교수는 “7월 CPI 지표는 분명히 좋은 수준”이라며 “연준과 시장에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완화되고 있다는 확신을 주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러프키 포워드본즈 수석 경제학자는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상품 가격의 디플레이션이 일부 서비스 가격에서 나타나는 인플레이션을 상쇄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연준의 금리 인하를 기다리는 이들에게 희망적인 소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시장에선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내릴지, 아니면 빅컷(0.50%p 인하)을 단행할지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의 패드워치 툴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이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내릴 확률을 56.5%로, 0.5%p 내릴 확률을 43.5%로 보고 있다.
백악관은 CPI 2%대 달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재러드 번스타인 백악관 경제 자문 위원회 의장은 “우리의 일은 끝나지 않았다”며 “인플레이션 상승률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되돌렸지만, 여전히 가계에서 (소득 대비) 너무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열린 콘퍼런스에서 “내가 예상하는 대로 경제가 발전한다면 연말까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면서 “연준이 인플레이션 추세가 실제인지 확인하기 위해 조금 더 많은 데이터를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다가 다시 인상해야 하게 된다면 정말 나쁠 것”이라며 “금리 인하를 서두를 유인이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노동부는 앞선 13일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대비 2.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6월 상승률은 연간 2.7%를 기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