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석유제품 등의 수출은 늘고, 원자재와 자본재 및 소비재 등의 수입은 감소하며 크게 늘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122억6000만달러(약 16조89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9월(123억4천만달러) 이후 최대 흑자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37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11억5000만달러)과 비교해 3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난 5월 한은이 예상했던 상반기 흑자 규모는 279억달러 수준이었으나 이를 훨씬 상회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로써 연간 목표 600억 달러로 상향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항목별로 보면, 6월 상품수지는 114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4월 이후 15개월 연속 흑자다. 흑자 규모도 2020년 9월(120억2000만달러) 이후 최대다.

수출은 588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6월(541억3000만달러)보다 8.7% 늘었다. 역시 9개월째 증가세가다.

품목별로 반도체(50.4%), 정보통신기기(26.0%), 석유제품(8.5%), 승용차(0.5%) 등이 증가했고, 지역별로는 동남아(27.9%), 미국(14.8%), 중국(1.8%) 등으로의 수출이 눈에 띈다.

다만 철강 제품(-18.0%), 화공품(-7.5%), 기계류·정밀기기(-1.4%) 등은 감소했고, EU(-18.3%), 일본(-6.8%) 등으로의 수출은 후퇴했다.

수출이 늘어난 사이 수입은 473억5000만달러로, 1년 전(502억2000만달러)보다 5.7% 줄었다.

철강재(-18.9%), 화공품(-20.6%), 석탄(-25.9%) 등을 중심으로 원자재 수입이 6.6% 줄었고, 반도체 제조 장비(-24.1%), 반도체(-4.9%) 등 자본재 수입도 4.6% 감소했다. 승용차(-44.1%), 곡물(-20.3%) 등을 비롯한 소비재 수입 역시 15.6%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16억2000만달러 적자였다. 적자 규모는 1년 전(-26억4000만달러)보다 줄고 5월(-12억9000만달러)보다는 늘었다.

특히 해외여행 증가와 함께 여행수지가 9억달러 적자였다. 5월 적자 폭은 8억6000만 달러였다.

서비스수지 중 지적재산권수지도 한 달 사이 1억달러 흑자에서 4억6000만달러 적자 전환했다. 다만 매년 발생하는 외국인 배당 효과로 5월 17억6000만달러까지 줄었던 본원소득수지는 6월 26억9000만달러로 복귀했다.

한편 직접 투자에서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48억9000만 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3억7000만 달러 감소했다. 증권투자에서는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66억3000만 달러 늘어나는 사이,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채권 중심으로 23억9000만 달러 줄었다.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투자가 급격히 위축된다는 등 두드러진 영향은 아직 없었다”며 “금융시장에선 우려가 있다곤 하지만 AI 산업 자체가 급격히 위축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 부장은 “미국에서도 현재까진 AI 사업 투자가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이라며 “하반기 반도체 수출은 양호한 수준으로 이어질 것이란 변함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수상황을 봐도 설비투자 재개가 되고 있다”며 “설비투자와 소비는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겠으나 방향성은 기존 전망과 같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