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수출 발언 했지만, 반응 ‘미온’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인공지능(AI)이 핀테크 산업의 게임 체인저”라며 “이를 기반해 회사들을 육성 후 수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이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보인다.

27일 금융위원회와 한국핀테크지원센터는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AI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와 같이 밝혔다. 

김병환 위원장은 이날 행사에서 “AI는 산업과 사회를 혁신할 게임 체인저로,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개인과 기업의 경쟁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을 ‘AI 초강대국’을 목표로, ‘AI 서울 정상회의’와 ‘국가 AI위원회’ 신설 등 혁신적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금융 분야에서도 AI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업계가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AI 연료'로 비유하며, 이를 기반으로 투자, 고객 관리, 상품 개발, 신용 및 리스크 분석 등에 AI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권이 AI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자리잡기 위해 망분리 규제 개선과 데이터 활용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금융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며 “금융의 디지털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하고 “금융업이 기술 변화를 적극 수용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과 클라우드 이용 합리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핀테크와 금융회사 간의 협업을 통해 빅블러 시대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소비자 편익을 극대화할 계획임을 강조했다.

그는 “핀테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핀테크 국제화 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핀테크 수출국으로써의 도약을 추진할 것”이라며 “과감한 디지털 금융 혁신을 통해 금융 소비자들의 편익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신용평가와 금융보안 등 국제적 경쟁력이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핀테크 수출국'으로의 도약도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혁신 금융서비스를 시도하는 제도인 '샌드박스'도 정비한다. 그간 지정된 250여건의 혁신금융서비스의 시장 정착을 위한 제도화부터 혁신금융서비스 기간 확대까지 다양한 제도 개선이 검토될 전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은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 산업의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국내 핀테크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국회에서도 핀테크 산업의 성장을 위한 입법과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의 핀테크 수출 계획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내 금융산업은 정부와 국회의 포지티브 규제 탓에 혁신성이 민망한 수준”이라며 “대안신용평가는 아직도 걸음마 단계이고 주요 금융사의 도덕적 의식은 바닥인데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수출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긴타레 스카이스테 리투아니아 재무부 장관은 AI와 빅데이터를 기반한 녹색금융 추진 사례를 소개했다.

스카이스테 리투아니아 재무부 장관은 ‘핀테크 기술의 지속가능한 금융 솔루션을 통한 녹색경제 전환’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스카이스테 장관은 “기후변화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조적 변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녹색경제 전환을 위해 대규모의 공공 및 민간 자금이 필요하다”며 “핀테크는 이러한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 녹색금융 활성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카이스테 장관은 유럽연합(EU)의 ‘그린딜 계획’을 언급했다. 이는 EU 집행위원회가 2023년 2월 1일 발표한 계획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에 대응해 EU 기업에 친환경 보조금 지급을 강화하고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그는 “EU가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광범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이 과정에서 지속가능한 경제 활동을 식별하기 위한 과학적 기준을 마련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영향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제도를 도입해 시장의 투명성과 규율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투아니아의 경우, 지속가능한 금융의 지역적 리더로 도약하기 위해 ‘그린 파이낸싱 액션 플랜’을 마련했다. 현지 정부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1조 유로(약 1485조원) 규모의 새로운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린 파이낸싱 액션 플랜의 핵심 목표 중 하나는 지속 가능한 금융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지 정부는 공공 및 민간 부문 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조성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성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기업, 가계, 투자자 및 금융 중개기관이 그린 및 지속 가능한 제품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금융기관이 녹색금융 상품을 개발하고 시장에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녹색금융 상품이 탄소절감 목표 충족 여부에 대해 보다 효율적으로 평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카이스테 장관은 “그린 파이낸싱 액션 플랜을 마련한 건 지속 가능한 금융의 지역리더로 도약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이를 통해 민간 부문의 투자를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수준의 지속 가능성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투자자들이 녹색 금융 상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블록체인 기술이 녹색금융을 위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며 “AI 기반의 분석과 스마트 계약 기술을 통해 지속 가능한 금융 상품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카이스테 장관은 “리투아니아는 유럽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핀테크 기업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며 “비즈니스 친화적 환경과 강력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갖춘 핀테크 허브로, 유럽 및 그 이상으로 확장하려는 기업에게 최고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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