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AI 투자과열 우려는 기우..아직 가야할 길 멀어”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나스닥과 함께 필라델피아 반도체 AI 지수(PHLX US AI Semiconductor Index, ASOX)를 개발했다.

9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나스닥 : 새로운 투자 기회 포착-AI 반도체 그 너머’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0년 넘게 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주요 벤치마크로 자리 잡았다. 2021년에 출시된 타이거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ETF는 2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며 한국에서 가장 큰 반도체 ETF로 성장했다.

에밀리 스펄링 나스닥거래소 글로벌 인덱스사업 부문 총괄 대표는 “나스닥이 지난 50년 동안 혁신적이고 투명한 규칙 기반 인덱스를 제공해 왔다”며 “이를 통해 투자자들이 신흥 시장과 새로운 트렌드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확장했다”고 말했다. 

스펄링 총괄 대표는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AI 칩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며 “새로운 AI 반도체 지수(ASONX)가 AI 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반도체 기업들에 순수하게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미래에셋과 함께 투자 교육과 신상품 혁신을 이어가며, 한국 투자자들에게 미국 시장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오는 10일 ‘타이거 인공지능(AI) 상장지수펀드(ETF)’ 시리즈를 선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신규로 다음날 신규로 상장하는 상품군은 크게 ▲AI 인프라 ▲반도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로 구분된다.

세부적으로 ▲AI 인프라 관련 ETF 상품으로 ‘타이거 AI 반도체 핵심 공정’, ‘타이거 Fn 반도체 톱 10’으로 구성됐다. 또한 ▲반도체 관련 ETF로 ‘타이거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 ‘타이거 TSMC밸류체인’ 상품이 있다. 이 밖에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ETF로 ‘타이거 미국 AI 빅테크 10’, ‘타이거 글로벌 온디바이스 AI’, ‘타이거 미국 테크 톱10’ 상품이 출시된다.

기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PHLX Semiconductor Index, SOX)는 미국 주요 거래소에 상장한 반도체 또는 제조 기술 장비에 투자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번 ASOX는 팹리스, 파운드리 등 AI 반도체 밸류체인 카테고리 별로 부합한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타이거 AI ETF 시리즈는 기존 반도체 투자상품과 달리 레거시 반도체 투자에서 자유로운 형태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나스닥의 대표적인 인덱스인 나스닥 100 지수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채택되고 있으며, 현재 400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이 나스닥 100 지수를 추적하는 상품에 투자되고 있다. 

스펄링 대표는 특히 한국에서 나스닥이 가장 큰 외국 인덱스 제공자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나스닥 인덱스를 추적하는 상품들은 최근 몇 년 동안 그 가치가 4배 이상 증가했으며, 규모는 80억 달러를 넘어섰다.

데이비드 소이 나스닥 거래소 아시아태평양 인덱스 리서치센터장
데이비드 소이 나스닥 거래소 아시아태평양 인덱스 리서치센터장

데이비드 소이 나스닥 거래소 아시아태평양 인덱스 리서치센터장은 ‘AI 반도체 시장 전망과 AI SOX 지수 도입’을 주제로 발표했다.

소이 센터장은 “AI 반도체 산업이 현재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그리고 AI SOX 지수가 관련 반도체 기업에 적합한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AI 열풍으로 엔비디아 등 관련 종목이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여전히 관련 산업 수준이 초기 단계에 있으며, 장기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는 인터넷, 모바일 폰, 클라우드 컴퓨팅에 이은 또 다른 중요한 혁신을 대표하며, 대기업들이 AI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것은 충분히 정당화된다”고 설명했다.

소이 센터장은 “통상적으로 새로운 기술의 단기적 영향은 과대평가되지만, 장기적인 영향은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다”며 “AI 역시 그러한 경로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업들은 AI 기술을 통해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있다. 소이 센터장은 “전 세계 기업 중 72%가 최소한 하나의 비즈니스 기능에 AI를 통합하고 있으며, 이는 작년 55%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라고 말했다.

맥킨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마존의 경우 AI 기술을 도입해 4500년 가량의 작업 시간을 절감했다.

소이 센터장은 “반도체 산업의 현황에 대해서는, 지난 10년간 반도체 산업이 미국 시장을 크게 앞질렀지만, 그 산업의 주기가 반복적으로 변동했다”며 “특히 올해는 고급 칩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반면, 전통적인 칩은 소비자 기기 수요의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AI 발전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와 관련하여, 데이터 센터가 반도체 산업의 주요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는 “AI 모델을 훈련시키는 데 필요한 컴퓨팅 파워와 비용이 급증하고 있으며, 향후 데이터 센터가 반도체 산업의 가장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소규모 언어 모델(SLM)이 엣지 컴퓨팅 환경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이 센터장은 “AI가 다양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추론 엔진의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엣지 컴퓨팅은 데이터가 수집되는 장소 근처에서 AI를 실행하는 것이며, 이는 PC, 스마트폰, 자율주행차와 같은 장치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이 총괄은 “ASOX 지수가 AI 관련 반도체 산업에 적합한 지수”라며 “AI 기술이 앞으로 가져올 혁신과 변화를 기대한다”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김민 미래에셋자산운용 자본시장본부장.
김민 미래에셋자산운용 자본시장본부장.

한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10년 상장한 ‘나스닥 100 ETF’는 올해 1월 기준, 주당 10만원을 돌파하여 상장 당시 대비 10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21년 4월 상장한 타이거 필라델피아 반도체 ETF는 같은 해 연말 기준 순자산 1조원을 돌파했다. 2022년 4월에는 레버리지 상품인 타이거 필라델피아 반도체 나스닥 레버리지 ETF를 상장했다. 해당 상품은 올해 6월 기준 3조원을 돌파했다.

김민 미래에셋자산운용 자본시장본부장은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보여왔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2011년부터 2022년까지 S&P 500과 나스닥 100 지수를 초과하는 성과를 기록했다”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ETF를 선택한 이유”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국내 반도체 시장의 한계, 특히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구조에서 벗어나,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글로벌 ETF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나스닥 지수를 기반으로 한 다른 ETF도 상위권에 올랐다”며 “이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성공적인 선택임을 입증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ETF가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며 신뢰할 만한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덧붙였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부사장은 “미래에셋 ETF와 나스닥이 함께하는 첫 행보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며 “나스닥 증권거래소는 전 세계적인 혁신의 상징이며, 미래에셋 타이거 ETF 역시 국내 ETF 시장에서 혁신적인 상품을 출시해온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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