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추가 통화정책 완화 전망

FOMC 기준금리 동결 근거를 설명중인 파월 미 연준 의장. 미 연준 홈페이지 기자회견 동영상 캡처.
FOMC 기준금리 동결 근거를 설명중인 파월 미 연준 의장. 미 연준 홈페이지 기자회견 동영상 캡처.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번에 0.50%포인트(p) 내린 빅컷을 단행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고강도 통화정책 완화 보단 경기침체 우려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18일(현지시간 기준) 주요외신 보도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7월 FOMC 회의 이후 많은 지표가 추가됐다”며 빅컷을 단행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빅컷 단행으로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는 종전 5.25∼5.50%에서 4.75∼5.00%로 내려왔다. 한국(3.50%)과 금리 격차도 최대 1.50% 포인트로 줄어들었다.

파월 의장은 “7월 및 8월 고용 보고서가 나왔고, 2건의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나왔다”며 “또한 고용지표가 인위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향후 하향 조정될 것임을 시사하는 보고서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이들 지표를 모두 취합해 FOMC 기간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며 “이번 빅컷 결정이 미국 경제와 국민을 위해 옳은 일이라고 결론지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지난해 7월부터 이번 FOMC 직전까지 기준금리를 5.25~5.50%로 유지했다. 연준은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조건으로 인플레이션 상승률 2%를 제시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전년 동월 대비 2.5%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현지 노동시장에서 구인 건수는 적어지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7월 구인 건수는 6월(790만 건) 대비 23만 건 줄어든 767만 건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노동시장에서 구인 건수가 줄어든다는 건 그만큼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4분기 수정 경제전망을 보면, GDP 성장률 전망은 2.1%에서 2.0%로 하향 조정됐다.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시장에서 여신금리도 떨어지고 기업들은 신규 사업 프로젝트에 투자하거나 고용을 늘릴 여력이 있다. 또한 소비자들은 긴축보다는 소비를 선호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시장에선 연준이 하반기 남은 FOMC에서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고용둔화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금리를 선제적으로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며 “이후 연말까지 예정된 FOMC에서 0.25%p씩 금리릉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노동시장 하방 위험을 크게 고려하여 9월에 빅컷을 단행한 만큼 앞으로는 점진주의로의 복귀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파월 의장도 ‘오늘의 인하가 향후 금리인하 폭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연쇄적인 빅컷 가능성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우혜영 LS증권 선임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미국 경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견조하다’고 여러 번 강조했고 현재로써는 침체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학계에선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고 최소 1년이 지나야 경제 전반에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있다.

토마스 드렉셀 메릴랜드 대학교 교수는 전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은 마치 거대한 선박을 조종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방향을 돌리더라도 배가 실제로 움직이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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