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부실 사업장 경·공매 본격화…충당금 부담 커질 듯
"내년 상반기까지 PF 관련 추가 손실 인식 지속될 가능성"

낙관적(S1), 중립적(S2), 비관전(S3) 시나리오 별 저축은행 부동산PF 예상 손실. 나신평 제공.
낙관적(S1), 중립적(S2), 비관전(S3) 시나리오 별 저축은행 부동산PF 예상 손실. 나신평 제공.

당국이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옥석가리기를 본격화하는 가운데, 저축은행업권 추가 손실 규모가 1.7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신평사 분석이 나왔다. 신평사가 전망하는 저축은행의 최종 PF관련 손실 규모가 2.6조~3.9조원 수준으로 파악돼 상반기 기준 적립된 충당금과 준비금 합계인 2.2조원을 기준으로 최대 1.7조원을 추가로 손실인식해야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20일 3대 신평사인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저축은행 부동산 PF 부실 정리 어디까지 왔다’라는 제하의 보고서에서 저축은행업계의 부동산PF 관련 최종 손실 규모를 2.6조~3.9조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당국이 부실 우려 사업장을 13조5000억원 수준으로 파악할 당시 저축은행 업계에서 쌓은 대손충당금과 준비금은 2.2조원 수준이었다. 한마디로 앞으로도 최대 1.7조원이 더 필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최근 전세계적인 금리인하 기조 속에 부동산시장도 일부 기지개를 켜는 상황을 감안해 긍정적인 해석이 일부 나오는 것과 달리 나신평은 업계가 문제 해결을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손실 인식을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평가본부 이정현 수석연구원과 송기종 금융평가실장은 그 근거로 여타 제2금융권 업권 대비 저축은행업권의 PF사업장 내 ‘유의 및 부실우려’ 비중이 높다는 점을 꼽았다.

2024년 하반기부터 이들 사업장의 경공매를 통한 매각이 진행될수록 사업성이 열위한 사업장 매각 비중이 높아지면서, 매각 과정에서 매각손실이 발생하고 그 규모가 증가할 거라는 시각이다.

또 ‘양호 및 보통’으로 평가된 PF사업장의 부진한 분양률과 2025년 상반기까지 집중된 만기구조, 그리고 2회 이상 만기연장된 대출 비중 등을 고려할 때 기존 ‘양호 및 보통’으로 평가되었던 대출 중 일부가 ‘유의’ 혹은 ‘부실우려’로 재평가되면서 대손비용 부담이 증가할 거라는 예상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PF 사업장의 사업성 평가 기준을 기존 3단계(양호, 보통, 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 보통, 유의, 부실우려)로 세분화하면서 '유의' 또는 '부실우려'로 분류된 사업장은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독려했다.

저축은행업권의 경우 '유의' 및 '부실우려'로 분류되는 사업장 비중은 22.4%로 증권사(12.5%), 캐피탈사(8.7%)보다 큰 상황이다.

실제 저축은행업권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지난해 말 6.9조원에서 6월 말 5.4조원으로 규모는 줄었으나, 잔여 익스포저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같은 기간 7.3%에서 22.2%로 늘어 자산건전성 지표는 악화했다.

한편, 최근 불거진 저축은행 부동산PF 파킹거래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됐다.

연구원들은 “최근 펀드(일명 ‘PF 정상화 펀드’)를 통한 저축은행 부동산PF 부실처리 과정에서 ‘파킹(Parking) 거래’ 논란이 발생했다”며, “이와 같이 부실정리가 아닌 시간벌기용 매각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는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고, 이러한 편법적 매각이 많아질 경우 부동산PF 정상화는 좀 더 지연되고 추가 적립 필요 충당금도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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