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대손비용 부담과 수익성 저하 지속 우려
초대형 증권사 수도권 '본PF' 중심...비종투사 고위험 사업장
올해 상반기 증권업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66% 감소했으나, 선두그룹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52.5%의 순이익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동산금융 둔화로 인한 대손비용 부담과 수수료 수익 감소가 종투사가 아닌 2위그룹 대형사들의 수익성 저하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나이스신용평가는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나이스 크레딧 세미나 2024’를 개최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증권업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66%(8000억원) 줄어든 4조원을 시현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경우 상반기 순이익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52.5% 늘어났고 자기자본 1조원 미만 중소형사는 3.9% 증가했다. 반면 자기자본 1~4조원대 대형사로 종투사가 아닌 증권사들은 29.8% 감소했다.
근원적인 수익창출력을 가늠할 수 있는 수수료수익이 6조원을 시현하며 전년 동기 5조6000억원 대비 6.5% 늘어났다. 부동산금융 둔화로 IB부문 수수료수익은 2.0% 감소했지만, 국내외주식 거래량 증가에 힘입어 수탁수수료가 11.3% 증가했다.
한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성평가 기준 강화에 따라 대손비용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상반기 누적 기준 국내 증권업 대손비용은 전년 동기와 유사한 약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특기할 사항은 증권사 규모별로 개선 폭에 양극화가 나타났다. 상반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2조3000약원) 대비 52.5% 늘어난 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자기자본 1~4조원 대형사는 29.8% 줄었다.
자기자본 1조원 미만 중소형사는 3.9% 증가에 그쳤다. 특히 ▲iM(구 하이투자증권) ▲한화 ▲SK ▲다올 ▲BNK 등 5곳의 비 종투사는 2분기 적자를 시현했고, 이 중 ▲iM ▲SK ▲다올은 상반기 누적기준으로도 적자를 시현했다.
이들 회사의 실적이 차이나는 이유는 수수료수익의 회복이 다르기 때문이다. 종투사는 수탁수수료수익과 IB수수료수익이 각각 12.0%, 10.9% 고르게 증가하면서 총 수수료수익이 9.9% 늘어나 비 종투사 대비 개선폭이 크게 나타났다.
특히 국내주식 수수료수익은 6.6% 증가한 가운데 해외주식 수수료수익이 48.9% 증가하면서 수탁수수료 내 비중이 20%를 넘어서는 등 수탁수수료 증가를 견인했다.
반면 비 종투사의 경우 부동산금융 관련 수수료수익이 줄어들면서 총 수수료수익이 줄었다. 대형사의 수탁수수료는 1.9% 증가에 그쳤고 IB수수료수익은 15.3% 감소하면서 총 수수료수익은 4.0% 감소했다.
실적 차별화의 두 번째 요인은 대손비용이다. 올해 2분기 중 감독당국이 강화한 PF사업성 평가기준이 적용되면서 대손비용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종투사는 전반적으로 수도권 우량 사업자 본 PF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며 “고위험 사업장을 보유한 비 종투사를 중심으로 정리계획과정에서 충담금 적립분을 상회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윤 수석연구원은 “중소형사의 수익저하 지속은 열위한 자본완충력에 추가 부담요인”이라며 “대형사 중 iM,BNK, IBK, 교보, 현대차 수수료수익이 30% 이상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신용등급이 상향조정 됐던 증권사는 그에 걸맞은 수익창출력을 보여줘야 현재 등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자본완충력이 과거 대비 크게 개선된 점은 대형사 신용도를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캐피탈사는 2022년 이후 높아진 조달비용과 자산건전성 저하 등으로 실적 저하압력을 받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크고, 사업지연, 사업비 상승 등으로 익스포져의 위험도가 높은 회사로 ▲DB캐피탈 ▲메리츠캐피탈 등 13개 회사를 손꼽았다. AA급의 경우 13개 캐피탈사 중 신한캐피탈 1개가 포함됐으며, A급 이하의 경우 8개사 중 절반인 4개가 포함됐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PF, 자기자본 비율과 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이 모두 높은 DB, 메리츠, 신한, 한국, 한국투자캐피탈 등은 2022년 이후 수익성 저하가 지속되어, 올해 상반기 대손준비금 조정 총자산수익률(ROA)이 0%까지 하락했다"고 말했다.
자산건전성 역시 중점 모니터링 대상의 악화 추세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으며, 건전성 저하가 현실화된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중점 모니터링 대상은 6%를 상회하여 2% 수준인 타 그룹의 약 3배에 이르는 건전성 저하를 보이고 있다.
김 수석연구원은 “가시적인 건전성 개선 작업이나 모회사 등으로부터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질 경우 신용도 하락압력은 낮아질 수 있다”며 “메리츠캐피탈은 건전성 저하자산 매각, 유상증자 등으로 지표개선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투자캐피탈도 유상증자로 자본완충력을 개선하고 자산건전성 제고 노력도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그 외 회사들의 경우 아직까지는 신용도 하락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뚜렷한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