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대비 매출은 절반..시총은 같은 수준 희망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코스피는 연초 대비 3% 가량 떨어지는 등 국내 자본시장은 여전히 경색되어 있습니다. 당초 금리 인하가 유동성 확대를 기대하게 만들지만, 경제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투자 심리가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내 기업상장(IPO)을 추진 중인 기업들이 있습니다. 스트레이트뉴스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외다리에 서서 상장을 꿈꾸는 기업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외다리 선 IPO>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기업들이 어떻게 상장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 뿐만 아니라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관점을 균형 있게 제시하고자 합니다.  

안근표 씨케이솔루션 사장. IR비즈넷 제공.
안근표 씨케이솔루션 사장. IR비즈넷 제공.

2차전지 드라이룸 전문기업 씨케이솔루션이 이달 코스피 입성에 도전한다. 씨케이솔루션은 공모가 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유럽과 미국시장 환경 변화로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주요 고객사 실적 전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씨케이솔루션은 전날 IPO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씨케이솔루션은 2차전지 배터리 공장에 드라이룸을 설치하는 기업으로 2004년 설립됐다. 드라이룸은 공기 중 수분량을 제어해 배터리 품질과 수율을 높이는 장치다. 씨케이솔루션의 주요 고객사는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이 있다.

김유곤 씨케이솔루션 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2차전지 드라이룸 시스템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우위를 구축하고 있다”며 “국부 제습을 통해 제습기 설치 수량 감소 및 공간 효율 극대화로 운전비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자체 개발한 슈퍼하이브리드 기술 적용으로 전력 사용량을 큰폭으로 줄여 고객사의 비용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씨케이솔루션은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분야에서 역략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회사는 한국코로나와 독일 기업 ‘엔지’의 냉동기 및 히트펌프 판매 대리점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엔지의 최신 프리쿨링 공냉식 및 수냉식 무급유 인버터 터보 냉동기를 국내 시장에 공급한다.

씨케이솔루션은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 39%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2년 대비 20% 줄어든 215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76억6500만원으로 2022년 기록한 -28억5600만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씨케이솔루션은 상장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함께 314만5000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총 공모 금액은 예정가 상단 기준 566억원이다. 오는 8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13~14일 이틀간 일반청약을 거쳐 25일 상장을 목표로 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씨케이솔루션은 상장 시가총액 1975억~2264억원을 목표로 공모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회사의 공모 예정가는 1만5700~1만8000원이다. 

다만 일각에선 내실에 비해 공모가격이 높다고 지적한다. 씨케이솔루션 IPO를 위한 비교대상 기업은 케이엔솔과 코윈테크, 에스에프에이(SFA) 등 2차전지·반도체 장비업체로 구성됐다. 

대표적으로 코스닥 상장 기업인 케이엔솔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2016억원을 기록했다. 케이엔솔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으로 4174억원, 영업이익은 18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만 놓고 보면 케이엔솔이 씨케이솔루션보다 두 배 가량 더 높은데 시가총액은 비슷한 수준을 희망하는 것이다.

픽사베이 제공.
픽사베이 제공.

씨케이솔루션의 클라이언트 격인 국내 2차전지 회사들의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업종의 경우 3분기 실적발표를 지나며 4분기부터 시작해 중장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크게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4분기는 전기차 업체들의 연말 재고조정 영향으로 판매량 회복이 예상보다 부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2025년부터는 유럽의 탄소 배출 규제 강화 및 저가 전기차 출시 등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있지만, 중국의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한 저가 전기차 중심의 성장이 예상되어 K-배터리의 성장률은 시장 성장률을 다소 하회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 재선에 성공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배터리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배터리 업계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등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조항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에 따라 현지에 공장을 설립해 분기마다 수천억원 수준의 금전적 이익을 받았는데 트럼프는 해당 법안들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주민우 NH투자증권은 연구원은 “관세를 피하기 위한 중국 기업의 현지 공장 투자를 용인할지 여부가 핵심”이라며 “이 경우 국내 업체들은 IRA 혜택을 잃을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경쟁이라는 리스크에 직면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배터리 3사의 실적 전망이 모두 하향 조정되는 상황”이라며 “이들을 고객사로 둔 씨케이솔루션 역시 실적 악영향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씨케이솔루션 관계자는 “공모가에 대해선 시장의 평가를 받겠다”며 “다만 회사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폴란드, 말레이시아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씨케이솔루션은 13~14일 양일간 일반투자자 청약을 진행한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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