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CJ대한통운 주가, 연초 대비 30% 넘게 빠져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코스피는 연초 대비 3% 가량 떨어지는 등 국내 자본시장은 여전히 경색되어 있습니다. 당초 금리 인하가 유동성 확대를 기대하게 만들지만, 경제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투자 심리가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내 기업상장(IPO)을 추진 중인 기업들이 있습니다. 스트레이트뉴스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외다리에 서서 상장을 꿈꾸는 기업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외다리 선 IPO>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기업들이 어떻게 상장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 뿐만 아니라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관점을 균형 있게 제시하고자 합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전기 택배차. 롯데글로벌로지스 제공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전기 택배차. 롯데글로벌로지스 제공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한국거래소에 예비 심사를 청구했다. 회사는 풋옵션 조건 탓에 1조원 이상의 가치로 기업공개(IPO)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쟁사인 CJ대한통운의 주가가 연초 대비 30% 넘게 빠진 탓에 일각에선 흥행을 우려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달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했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다. KB증권은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다. 공모구조는 구주매출 50%, 신주모집 50%가 유력하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9년 3월 롯데로지스틱스와 현대로직스틱스가 합병해 설립됐다. 

회사의 사업 모델은 택배 사업 부문과 복합운송, 생산물류(SCM) 등이 포함된 ‘토탈 로지스틱 서비스(TLS)’와 글로벌 복합운송 사업인 ‘글로벌 비즈니스 서포트(GBS)’로 나뉜다.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은 택배 40%, 생산물류 51%, 글로벌 복합운송 8.9% 등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리테일 분야를 확장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출국 수하물 수속센터인 '이지드랍'(Easy Drop) 센터를 서울 홍대(1호점)와 인천 인스파이어 리조트(2호점)에 이어 인천 파라다이스시티(3호점)에도 오픈했다. 이지드랍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인천공항 출국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수하물 위탁 서비스다.

지난해 11월에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메가허브 터미널이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스마트 물류센터 인증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올해 3월에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 부터 의약품 항공 운송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케이뱅크가 수요 미달로 상장계획을 철회하는 등 국내 증시가 침체됐음에도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증시 입성에 나서는 것은 수년 째 IPO를 미뤄온 탓에 재무적 투자자(FI)들의 풋옵션 행사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7년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메디치인베스트먼트)로 부터 2960억원을 투자받고 보통주 747만2161주를 양도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약 94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는 롯데글로벌로지스 투자 조건으로 특정 기한까지 IPO를 성사시키지 못하면 롯데지주가 신주 발행가액(3만8088원)에 연복리 3%를 더해 주식을 다시 사야 하는 주식매도청구권(풋옵션)을 내걸었다. 

회사는 한국거래소 심사를 거쳐 내년 3~4월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은 재무적 투자자(FI)인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와 약속한 IPO 기한이다.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시가총액이 1조5000억원에 못 미치면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는 풋백옵션을 행사해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시장에선 롯데글로벌로지스 몸값을 7000억~8000억원대로 보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공모가 산정 기준이 될 비교기업 CJ대한통운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CJ대한통운 주가는 연초 대비 30.73% 빠졌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말 기준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으로 각각 36.84배와 1.51배를 기록했으나, 현재는 8.84배와 0.50배로 급감했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CJ대한통운 주가가 상승했던 건 중국 e커머스 플랫폼 성장세 덧분이었다”며 “중국 상거래의 성장세가 주춤해지며 CJ대한통운 주가 역시 약세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택배 1등 회사 CJ 대한통운의 주가가 떨어지고 있고, 반등 여력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가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경우, 실적 측면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가장 최근 실적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4.10% 오른 507억원을 기록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당사는 올해 최대 영업이익 실적을 거두었다”는 “우상향 성장을 위해 꾸준히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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