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나스닥 ETF’ 상장
아날로그 반도체와 레거시 공정 종목 배제...인프라 집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투자하는 ‘타이거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나스닥 ETF’를 새롭게 선보인다. 미래에셋은 아날로그 반도체와 레거시 공정 종목을 포트폴리오에서 배제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구성했다는 입장이다.
22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서울 미래에셋센터원 타워에서 타이거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나스닥 ETF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해당 상품 포트폴리오에서 대만 TSMC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18.9%로 엔비디아(22.2%)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이 밖에 포트폴리오 주요 종목으로 브로드컴(15.6%), ASML홀딩(8.6%) 등이 있다.
이날 스트레이트뉴스는 ‘타이거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나스닥 ETF 상품에서 TSMC 비중이 큰 이유’와 ‘환헤지를 시행하지 않은 배경’을 질문했다.
김병석 ETF운용본부 매니저는 “일부 반도체 투자자가 반도체법 변화를 우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 바이든 정부에서 66억 달러의 보조금을 TSMC에 지급하기로 결정한 건 긍정적인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내 반도체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R&D)에 보조금, 세제혜택 등을 제공하는 반도체법을 2022년 8월 만들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반도체법은 정말 나쁜 거래”라며 “미국이 반도체 기업에 단 10센트도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미국 상무부는 대만 TSMC에 66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김 매니저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TSMC의 생산 능력은 수요 측면에서 봐도 매우 독보적인 위치”라며 “패키징 기술 또한 절대적인 위치에 있기 때문에 (미국) 관세 이슈 등에 있어 상품 가격 인상분 전가는 결국 미국 내 TMSC 칩 구매자들에게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나스닥 ETF의 또 다른 특징은 환헤지를 시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환헤지(Currency Hedging)는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없애기 위해 현재 수준의 환율로 투자에 따른 거래액을 고정시키는 것을 말한다.
김 매니저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미국 대표지수를 기초지수로 삼는 상품을 출시할 때 대부분 환헤지를 실시하지 않는 상품을 먼저 내고 있다”며 “다만 시장에서 달러화 흐름을 보고 투자하는 투자자들 있기 때문에 향후 환헤지 상품을 추가로 내놓을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타이거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나스닥 ETF의 기초지수는 필라델피아AI반도체 지수(ASOX)다. ASOX는 나스닥 증권거래소가 1993년 12월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SOX)’를 선보인 이래 30년 만에 새롭게 발표한 지수다.
ASOX는 미국 주요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시가총액 3억 달러 이상 반도체 기업 20개로 구성됐다. 분야별로는 팹리스, IP&EDA, 장비, 후공정, 파운드리 기업만 선별하고, 종합반도체기업(IDM)은 제외했다. 세부 종목으로는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ASML, TSMC, 퀄컴 등이 포함된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 본부장은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나스닥 ETF는 “AI 밸류체인에서 중요한 팹리스, 파운드리, IP&EDA에 집중하며, 아날로그 반도체와 레거시 공정은 배제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는 최근 산업의 승자 독식 경향을 반영한 구조로, 최대 종목 투자 비중을 20%까지 늘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김남기 미래에셋운용 ETF운용부문 대표 부사장은 2019년부터 반도체 시장은 급격히 변화한 부분을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나스닥 증권거래소가 30년 만에 나스닥이 새로운 반도체 지수를 선보인 이유는 AI 기술의 폭발적 성장과 이와 관련된 반도체 수요의 증가에 있다”며 “이번 ETF를 통해 투자자들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기 부사장은 “2019년 당시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1위 반도체 기업이었으나, 이후 시장 변화 속에서 6위로 하락했다”며 “반면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한 엔비디아는 같은 기간 200배 가까운 시가총액 성장으로 현재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2021년 출시한 ‘타이거 나스닥 필라델피아 반도체 ETF’는 상장 이후 94.1%라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국내 반도체 지수 대비 월등히 높은 성과로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인 자산 증식을 가져다주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글로벌엑스 캐나다에서도 ASOX 지수를 기초지수로 ETF상품을 12월에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