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하나금융 등 여전히 지수에 빠져있어
이수페타시스 등 밸류업 저해 종목은 잔존
한국거래소가 주도해 2000억원 규모로 조성된 ‘밸류업 펀드’가 21일 본격 투자를 개시했다. 각 자산운용사는 밸류업 관련 상품을 출시하는 모습이지만,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일부 종목들이 여전히 잔존하는 등 이슈가 있는 상황이다.
2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기업 밸류업 펀드’ 운용이 본격 막을 올렸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초 한국증권금융, 한국예탁결제원, 한국금융투자협회, 코스콤과 함께 2000억원 규모의 ‘기업 밸류업 펀드’를 조성했다. 이번달 4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포함한 상장지수상품(ETP)은 5110억원 규모로 상장되었다.
증권 유관기관은 기업 밸류업 펀드 규모를 3000억원 추가 조성하기로 했으며 밸류업 투자문화의 조기 정착을 위해 연내 조성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다. 주요 투자 대상은 밸류업 지수 ETF와 지수 구성 종목 등이다.
이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타이거 코리아밸류업 ETF’ 순자산은 3000억원을 넘겼다. 해당 ETF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100개 종목에 투자하며, 매월 말 분배금을 주는 ‘월배당형’ 상품이다. 해당 ETF 총보수는 0.008%로 낮은 수준이다.
해당 ETF 포트폴리오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현대차, 셀트리온, 신한지주, 기아, 삼성화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T&G, 우리금융지주 등으로 구성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1본부 신승우 매니저는 “향후 밸류업 지수 리밸런싱을 통해 정책에 동참하는 기업들이 더 포함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코스피 200 ETF보다 비용이 낮고 밸류업 종목에 직접 투자하는 해당 상품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자산운용업계에서 운용 중인 밸류업 ETF로 ▲삼성자산운용 ‘코덱스 코리아밸류업’ ▲한화자산운용 ‘플러스 코리아밸류업’ ▲KB자산운용 ‘라이즈 코리아밸류업’ ▲한국투자신탁운용 ‘에이스 코리아밸류업’ ▲신한자산운용 ‘쏠 코리아밸류업TR’ ▲키움투자자산운용 ‘코세프 코리아밸류업’ ▲NH아문디자산운용 ‘하나로 코리아밸류업’ ▲하나자산운용 ‘원큐 코리아밸류업’ 등이 있다.
다만 KB금융과 하나금융 등은 이미 밸류업 공시를 실시한 코스피 주요 종목이지만 아직 (밸류업) 지수에 반영되지 않아 논란이다.
같은날 오전 10시 기준 KB금융과 하나금융 시가총액은 각각 38조원, 17조6600억원으로 코스피 상위권에 위치한 종목이다. 특히 KB금융의 경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에서 네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밸류업 공시까지 했지만, 지수 구성에 있어선 외면을 당했다.
물론 일각에선 밸류업 지수에서 빠진 KB금융과 하나금융이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는 것을 놓고 편입 가능성을 제기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KB금융과 하나금융 등은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주주환원 확대가 기대된다”며 “주요 종목이 아직까지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12월 20일 예정된 또 한번의 리밸런싱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밸류업 지수 리밸런싱이 예정된 가운데, KB금융 등 주주환원을 강화하고 및 밸류업 지수 편입이 기대되는 종목이 상승세를 보였다”며 “거래소의 밸류업 펀드도 상승 모멘텀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KB금융은 양종희 회장이 직접 나서서 밸류업 방안을 발표했고, 하나금융은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자기주식 매입·소각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 밝혔기 때문에 은행주 주주환원율은 점진적으로 상승할 전망”이라며 “3분기 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8배로 자기자본이익률(ROE) 대비 여전히 낮아, 주주환원 강화에 따라 점차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밸류업 지수 종목에 특별 편입이 진행되면 종목 수 증가로 인해 지수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내년도 편입·편출을 통해 100종목으로 맞추겠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종목 다수가 교체되거나 빠져 변동성 심화 부작용 발생 가능성도 제기된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종목 수가 늘어나 지수 내 종목의 비중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밸류업 지수에서 특히 삼성전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투자 요인이 줄어들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아직까지 ▲늑장 공시 논란의 ‘이수페타시스’ ▲지배구조 개편 논란이 된 ‘두산밥캣’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한미약품’ ▲유승증자 계획을 취소한 ’고려아연’ 등 밸류업 가치를 훼손한 종목들의 편출에 대해서는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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