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계열사 조직 개편 및 제도 개선 나서
비은행 자회사 역량 제고...보험 부문 M&A 완성
을사년인 2025년, 국내 금융산업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라는 양면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각 사의 취약점을 극복하고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했다. 스레이트뉴스는 <2025 출사표> 시리즈를 통해 주요 금융지주가 직면한 과제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살펴본다.
2025년, 우리금융그룹이 내부통제 강화를 중심으로 한 경영전략을 발표하며 그룹 전반의 취약점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했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투자증권 등은 각 사별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회장이 이끄는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과 제도 개선에 나섰다. 국내 금융업계가 직면한 신뢰 회복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내부통제란 업무 프로세스의 각 단계에서 오류나 부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하고 조치를 취하는 체계를 말한다. 가령 특정 부서나 개인에게 과도한 권한이 집중된다면 힘의 균형이 무너지고 특정인의 독단적 결정이 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새로 출범한 기업은 사전에 이를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우선 지주 차원의 윤리경영과 법적·제도적 준수 강화를 위해 윤리경영실을 신설하고, 지주 감사위원회 산하에 배치했다. 윤리경영실은 그룹사 임원 감찰, 윤리정책 수립 및 전파, 내부자 신고 제도 운영 등을 맡게 되며, 검사 출신의 이동수 변호사를 윤리경영실장으로 영입했다.
특히 임원 친인척 개인정보 등록 제도를 도입해 임원 및 그 친인척이 그룹 계열사에 신청한 여신 관련 심사를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대상 범위는 그룹 전 임원과 그 배우자, 직계존비속, 형제자매로 확대됐다.
더불어 자금세탁방지본부와 정보보호본부를 준법감시인 산하에 신설하고,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현장점검과 정보보안 강화를 추진한다. 여신 관련 리스크 관리를 위해 여신감리본부도 신설하며, 여신감리 리뷰와 감리결과 분석을 통해 심사 과정을 체계화할 방침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2025년은 내부통제를 고도화해 그룹 전반의 신뢰를 회복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전 계열사가 책임감을 갖기 위해 내부통제와 윤리경영을 강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부통제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국내 대학원 석사과정을 개설하고, 컴플라이언스, 리스크 관리, 정보보안 분야에 14명의 실무 인력을 선발해 학업과 업무를 병행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계열사 중 우리은행은 정보보안과 개인정보보호 실효성 강화를 위해 전담 조직을 확충하고,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사전 감사를 대폭 확대한다.
특히 자금세탁방지센터와 여신감리부를 본부급으로 격상하고, 준법감시실 산하에 정보보호본부와 자금세탁방지본부를 신설해 감독·감시 기능을 강화했다. 회사는 여신 사후관리를 총괄하는 여신관리본부를 신설해 연체 여신 관리, 채권 회수, 기업개선 활동 등 여신 관리 강화를 통해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관리 중이다.
우리은행은 2021년부터 사이버 보안 자동대응 체계(SOAR)를 도입해 정보보안 통합관제 대응 능력을 향상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고도화된 보안 위협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우리카드는 디지털·데이터 역량 강화를 위해 AI, 빅데이터 솔루션을 담당하는 팀과 마이데이터 사업 담당 팀을 통합해 디지털 역량을 키우고 마케팅 영역까지 확대하고 있다. 2020년 12월에는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인 ‘국가공인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ISMS-P)’를 획득해 보안시스템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높게 평가받기도 했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체크 앤 밸런스(Check & Balance)를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한다. 체크 앤 밸런스란 회사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과 오류를 예방하고, 규제 준수를 보장하기 위해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는 내부통제 시스템과 관리 체계를 의미한다.
한편,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8월,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의 합병을 통해 우리투자증권이 공식 출범했다. 이는 2014년 옛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한 지 10년 만의 증권업 재진출로, 자기자본 1조1000억원 규모로 시작했다.
또한,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추진하며 보험업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6월, 두 생명보험사의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실사에 착수했다. 인수가 완료되면 자산 규모 6위의 생명보험사를 보유하게 되어, 그룹의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금융업계 환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 확장이 수익 구조 다변화와 안정성 제고를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며 “증권과 보험 부문의 강화는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우리금융지주 주가 역시 반등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날 NH투자증권은 우리금융지주에 대해 ‘고배당 매력이 부각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비교적 양호한 자본비율이 예상돼 올해 사측 목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 12.5% 달성 가능성도 높아졌다”며 “만약 12.5%를 달성할 경우 기대 가능한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연간 2000~3000억원으로, 배당과 함께 주주환원 매력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