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째 104.4톤 유지
국제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온스당 3000달러에 육박하고 있지만, 한국은행은 금 매입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2928.70달러에 마감했다.
최근 금값 상승으로 시중에서 골드바 품귀 현상까지 발생하는 상황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미국 연준 통화정책 완화 기조에서 추가 후퇴가 없는 한 금 가격은 상반기 중 온스당 3000달러에 도달 가능하다”며 “올해 말까지 3000달러를 넘어서는 금 가격의 상승 랠리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한국은행은 금의 낮은 유동성과 높은 변동성을 이유로 금 매입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은 2013년 이후 12년째 금 보유량을 104.4톤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매입 당시 가격으로 약 47억9000만 달러 규모로, 전체 외환보유액의 1.2%에 불과하다.
반면, 세계금위원회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은 3년 연속으로 총 1000톤이 넘는 금을 매입했으며, 2024년에는 1186톤으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은 주식이나 채권에 비해 유동성이 낮아 즉시 현금화가 어렵고, 단기적으로 급등락하는 경우도 빈번해 투기 자산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경험도 신중한 태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은행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총 90톤의 금을 사들였지만, 이후 금 가격이 하락하면서 외환보유액에 타격을 입은 바 있다.
현재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언제 하락세로 돌아설지 알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금은 이자나 배당이 없고 보관 비용까지 발생해 수익성 면에서도 주식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최근 금을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매입이 미국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려는 국가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한국은행 측은 “시장 여건을 주시하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금 추가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