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특화보험 기반 실적 순항
나채범 대표 임기 연임 가닥

금융사들이 비즈니스 구조 특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통적인 금융업을 넘어 데이터 기반 혁신, 디지털 플랫폼 확장, 특화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차별화를 모색하는 것이다. 카드사는 빅데이터·AI를 활용한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하고, 증권사는 초개인화 자산관리 서비스를 앞세운다. 은행들은 핀테크·빅테크와 협업하거나 자체 플랫폼을 고도화하며 생존 전략을 모색 중이다. 스트레이트뉴스는 <금융권 특화 BM> 시리즈를 통해 금융업계의 변화 흐름과 주요 사례를 조명하고, 향후 시장 전망을 분석한다.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 한화손해보험 제공.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 한화손해보험 제공.

한화손해보험이 여성특화보험을 통해 보험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며 실적 개선을 이루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보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나채범 대표를 최고경영자 후보자로 추천했다. 나 대표는 주주총회 및 이사회 의결을 거쳐 연임이 확정될 예정이다. 

나 대표가 이끄는 한화손보는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시리즈에 힘입어 지난해 38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18.5%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2022년 대비 보험료 수입이 12% 증가하며, 기업의 재무적 안정성이 한층 강화되었다. 

한화손보는 2023년 6월 업계 최초로 ‘라이프플러스 펨테크연구소’를 설립하여 여성 고객의 라이프사이클과 건강 문제를 심층적으로 연구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임신과 출산, 폐경 등 여성 생애주기별 건강 문제를 체계적으로 보장하는 상품을 개발했다. 

2023년 7월 출시된 ‘한화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은 단기간 내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으며 여성 고객층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시리즈는 1.0, 2.0, 3.0의 단계적 발전을 거치며 점진적으로 보장 범위를 확대해왔다.

특히 ‘출산 후 5년간 중대질환 2배 확대 보장’과 ‘출산·육아 휴직기간 보험료 납입 유예’ 특약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상생협력 우수 금융상품’으로 선정되는 등 차별성을 인정받았다. 여성 맞춤형 특화 전략이 성공적으로 작용하면서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의 판매 실적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해당 상품 출시 8개월 만에 누적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으며, 2023년 7월 누적 원수보험료가 1000억원을 초과했다. 2024년 12월 기준으론 원수보험료 2116억원, 신계약 매출 265억원을 기록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동종업계 평균 성장률을 1.5배 이상 초과하는 수준이며, 시장 점유율 또한 2023년 8%에서 2024년 10.2%로 확대됐다.

특히 15세부터 49세까지의 젊은 여성 고객층이 102% 증가하면서, 한화손보의 고객층이 더욱 젊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픽사베이 제공.
픽사베이 제공.

한화손보는 여성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신규 특약을 통해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방암예후예측검사비 특약’이 최초로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으며, 이를 통해 유방암 환자의 맞춤 치료와 재발 여부 예측이 가능해졌다. 2024년 11월 출시된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3.0’은 정신 건강과 흉터 치료까지 보장 범위를 확장했다.

회사는 ‘식사장애 입원 치료비’, ‘특정 스트레스 관련 정신질환 진단비’ 등 정신 건강 관련 특약을 새롭게 추가했으며, ‘갑상선암 수술 후 비대성 흉터 진단비’와 ‘제왕절개 수술 후 비대성 흉터 진단비’ 등을 통해 미용 및 흉터 치료까지 지원하는 등 여성 고객의 니즈를 적극 반영했다.

최근에는 금융당국이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임신과 출산을 보험 보장 영역으로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화손보는 업계 최초로 ‘출산지원금 특약’도 도입했다. 첫 출산 시 100만원, 두 번째 출산 시 300만원, 세 번째 출산 시 500만원을 지급하며, 임신 및 출산으로 인한 입원비와 제왕절개 수술비까지 보장한다. 출산지원금 특약은 손해보험 장기보험 영역에서 최초로 9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또한 한화손보는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시리즈를 통해 총 17건의 배타적 사용권을 확보하며 여성보험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와 함께 투자 수익률도 개선, 2024년 3분기 기준 운용자산이익률(ROA)이 4.2%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0.8%p 상승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여성 고객의 생애주기에 맞춘 특화 상품이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차별화된 보장 영역을 발굴해 여성 건강을 선도하는 보험사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증권업계에선 한화손보가 해약환급금 관련 부담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한화손보의 경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전환 이후 여성보험 등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신계약을 확대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지만, 반대급부로 해약환급금준비금이 가파르게 증가함에 따라 주주환원 관련 불확실성도 전반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다만 설 연구원은 “향후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방법 등에 대한 제도 변화가 나타날 경우 가장 큰 폭의 배당 여력 확보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실손보험 보유계약의 대다수가 구세대 실손으로 최근 지속적인 요율 인상에 따라 보험계약마진(CSM) 방어에 있어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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