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나스닥 급락(-4.00%)에도 11일 코스피 선방(-1.28%)
테슬라(-15.43%) 등 급락…비트코인 1억2000만원(17시 기준) 회복
트럼프의 입에 세계 자산시장이 출렁이지만 진앙으로부터 떨어진 한국시장의 충격은 줄어드는 모양새다. 지난해 세계 최저 수준의 성과를 보이고 관세 폭격도 다분히 협상용이라는 믿음이 생기며 내성이 생긴 탓도 한 이유로 보인다. 이 가운데 테슬라 등 특별 테마주 투자를 경고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예언 적중이 화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코스피는 -1.28% 하락한 2537.60을, 코스닥 지수는 -0.60% 하락한 721.50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월 28일 2532.78로 마감한 코스피는 7거래일 동안 박스권에서 등락을 오르내리며 제한된 변동성을 보였다.
코스피는 11일 장중 한 때 2505.91(-2.51%)까지 밀리며 2500선 붕괴 직전까지 몰렸으나 저가 매수를 노리는 개인들의 매수에 힘입어 낙폭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밤 사이 미국시장은 기술주 중심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나스닥지수가 2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4.00%)을 보이며 공포감을 자아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기대주로 꼽히던 테슬라가 하루 만에 -15.43%를 기록하는 등 폭락하며 이어질 코스피의 향방을 어둡게 했다.
미국 시장의 출렁임은 현지시간 9일 폭스뉴스 인터뷰 도중 올해 경기침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트럼프 미 대통령이 현재를 ‘과도기’(Transition)라고 표현해 보는이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주식시장 부진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는 투의 반응을 보여왔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기에 주식시장이 무너져도 원하는 목표를 위해 밀고 가겠다는 뜻으로 비춰진 탓이다.
이를 두고 메리츠증권 황수욱 연구원은 “트럼프는 중기적인 재정건전성 확보가 미국의 부에 중요하다고 보는 관점일 것”이라며 “재정 건전화 노력 이후 2월 20일 미국 소비심리 부진이 주가 조정의 시작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재정 정상화가 만든 경기 우려를 다시 통화정책이 바톤 터치하는 타이밍이 단기 증시 반등 여부의 관건”이라며, “재정정책을 이끄는 트럼프와 통화정책을 이끄는 파월의 생각이 다른 구간이 고통의 구간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 20일 이후 미국 시장의 조정이 이어지자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의 ‘테슬라 거품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달 17일 한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투자자들이 테슬라 등 특정 테마주에 과도하게 쏠려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경고성 발언을 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통상 개별 종목이나 투자의 ‘마켓타이밍’에 대해 말하는 것을 경계하며 분산투자를 강조해온 투자그룹 오너의 이례적 발언이 현실로 확인되는 모양새다.
한편 최근 약세를 보여온 미국 달러 흐름에도 원/달러 환율은 좀처럼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자산시장 출렁임에 안전자산 회귀 현상을 보이자 원/달러 환율은 11일 더욱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5.9원 오른 1458.2원을 보였다. 장중 한 때 1460원을 넘기도 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기대감을 높였던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도 여전히 답보 상태다.
11일 17시 현재 대표 가상자산 비트코인은 1억2000만원 선을 기록했다. 이날 한때 8만 달러를 밑돌다 가치를 다시 회복하는 중이다.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가상자산 5종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사회공급망(SNS)을 통해 전하면서 일시적인 시장 상승을 불러왔다.
이어 현지시간 7일 백악관 ‘크립토 서밋’에서 압류된 비트코인 전략비축자산 선언, 초크포인트 2.0 폐지, 스테이블 코인 법안 요청 등을 언급하면서도 가상자산에 대한 추가 매입 계획이 나오지 않자 실망매물이 출회했다. 특히 지난 주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7.99억 달러,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 -1.2억 달러가 순유출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이 큰 폭의 하락세를 연출했다.
iM투자증권은 “다만 미국 국채를 소화해온 중국이 발을 빼며 국채 보유 잔액이 2013년 11월 1조3167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말 7590억 달러까지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 가치와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이 미국 국채의 새로운 자금조달 창구로 급부상하면서 스테이블 코인 법안 요청이 언급되는 등 시장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