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모두 전면 재개 필요성은 '공감'
불법 공매도 근절 시스템은 '온도차'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한국거래소가 5년 만에 공매도를 전면 재개했다. 연구계와 투자자들은 전면 재개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으나, 무차입 공매도 중앙 차단 시스템(NSDS) 실효성과 관련하여 온도차이를 보였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1.62% 오른 2521.39에 거래를 마쳤다. 공매도를 전개한 첫날에는 3.0% 떨어진 2481.12에 거래를 마쳤지만, 하루만에 절반 가량을 회복한 것이다.

전날에는 디아이씨와 한미반도체가 하루 만에 10% 넘게 폭락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2개 종목을 포함한 43개 종목에 대해 공매도 거래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일각에선 거래소가 공매도 재개 하루만에 규제를 손질한 것을 두고 “너무 급진적으로 재개한 게 아니냐”고 주장한다.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재개할 수 있는 것을 한번에 재개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 선임연구위원은 스트레이트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공매도 전면 재개가 적합하지 않았다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공매도의 전면 재개는 필요한 정책적 판단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거래소가 공매도를 재개한지 하루만에 43개 종목을 금지한 게 과도하다고 표현하긴 어렵다”며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을 모두 다 합치면 2500개인데 그중 1.72%(43개)를 금지한 걸 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현재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매도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거부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공매도 자체는 필요한 제도”라는 입장이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제도에서 지정 기준을 완화시켜서 더 많이 지정될 수 있도록 만들어놨다”며 “일각의 부정적 반응은 그런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불법공매도 적출 시연을 지켜보는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왼쪽)과 이복현 금감원장. 한국거래소 제공.
불법공매도 적출 시연을 지켜보는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왼쪽)과 이복현 금감원장. 한국거래소 제공.

반면 투자자들은 국내 시장의 공매도 전면 재개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불법 공매도 근절 여부를 의심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만약 공매도를 일부 종목만 재개했다면 외국인이 볼 때 한국시장이 폐쇄적이라는 느낌으로 다가갈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다만 문제는 공매도 금지 사유였던 불법 공매도 근절 여부”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금융감독원은 NSDS로 불법 거래의 99%를 적발할 수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등록 법인 그리고 10억원 이하 및 0.01% 미만 공매도 주체는 감시망에서 벗어나고 또한 비거주자 외국인은 조작된 자료를 제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일각에서 NSDS 작동이 지연되고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불법 공매도 근절을 위해서는 대차거래 전산화와 NSDS 고도화 작업이 필수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제도 개선이 이미 상당히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황세운 선임연구위원은 “무차입 공매도를 상당 부분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들을 만들면서 공매도 재개를 한 것”이라며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무차입 공매도가 횡행하고, 이로 인해 주가 하락이 부추겨졌다’고 주장해왔지만, 지금은 해당 이슈는 거의 차단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상당 부분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금 갖추고 있다”며 “전면 재개를 한다고 하더라도 무차입 공매도는 이전과는 달리 상당 부분 근절되고, 사실상 99% 정도는 없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