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중심 포트폴리오 재조정 필요 제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의 급격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자국 주식시장 급변동으로 이어지면서 해외 기술주에 집중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서학개미)의 포트폴리오 재조정 필요성이 대두된다.


◆  미국 인플레이션 기대치 급등..고물가 우려 현실화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노동부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월치(2.8%)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다. 특히 3월 식료품 가격은 3.0% 상승하며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건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2025년 4월의 1년 후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6.5%로, 이는 1981년 이후 최고치다. 장기 기대치(5년 후)도 4.4%로 상승하여, 물가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첫 100일 동안 뉴욕증시는 50년 만에 최악의 성과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7.3% 하락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6.8%, 나스닥 종합지수는 11% 급락했다 .

픽사베이 제공.
픽사베이 제공.

이러한 하락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과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것이다. 이번달 2일, 트럼프 대통령은 ’해방의 날’을 선언하며, 거의 모든 수입품에 10%의 최소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등 90개국에는 최대 245%의 고율 관세를 적용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혼란에 빠지고,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됐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 하락하며 큰 타격을 입었다. 이는 주요 기술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어, 관세 정책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장 변동성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흔들었고,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일부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등 방어적인 투자 전략을 취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것으로 유명한 세계적 투자자 레이 달리오는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거대한 변화를 늦추기엔 이미 늦었다”며 “관세 문제가 어떻게 결론 나든, 근본적인 문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각국은 미국과의 상호 의존도를 대폭 축소해야 할 현실을 받아들이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서학개미, 미국 주식 투자 전략 재조정 필요


그동안 서학개미는 그동안 미국 기술주 중심의 투자를 이어왔지만, 최근의 고물가 우려와 관세 정책으로 인해 투자 전략의 재조정이 필요해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다시 높인다면, 기술주 주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으로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054억4394만 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일이던 1월 20일 기준 1149억8444만 달러와 비교했을 때 95억4030만 달러(약 13조7459억원)나 줄어든 수치다. 해당 기간 미국 증시 대표 주가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7.86% 하락했다.

특히 엔비디아, 테슬라 등 주요 기술주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연합뉴스 제공.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연합뉴스 제공.

트럼프 취임 100일 동안 국내 미국 주식 보관액 1위 종목인 테슬라는 주가가 33.19% 빠졌고, 2위인 엔비디아 역시 19.39% 떨어지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외에도 알파벳A(-17.37%) 아마존(-16.35%), 메타(-10.69%) 애플(-9.00%) 마이크로소프트(-8.67%)  등 ‘매그니피센트 7(M7)’으로 불리는 주요 빅테크 종목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개인투자자 중심의 시장 구조 변화와 모멘텀 전략 중심 투자 흐름은 자칫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다.

황지우 SK증권 연구원은 “2020년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며 “단순히 규모면에서 폭증한 것이 아니라 달라진 정보 전달 속도와 투자자 편의에 맞춘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과 상장지수펀드(ETF)로 무장한 그들의 영향은 매우 강화된 군집 행동으로 발현 중”이라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과거의 밸류에이션을 참고하여 비싸다고 판단되는 종목들을 매도하거나, 남들도 다 안다는 이유로 주도주를 외면하는 과거의 투자 방식은 리스크가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모멘텀 투자는 필연적으로 가격 반전의 위험을 감수할 수 밖에 없으며, 그동안 상승을 지지해왔던 완화적 통화정책 수단이 묘연해지고 있는 만큼 모멘텀 전략의 위험은 확대되었다고 판단. 이에 따른 잠재적인 위험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선 모멘텀을 지탱해준 정책이 억제되는 가장 큰 이유가 가격 상승 압력이라는 가정 하에선 자산군 중 물가연동채권(TIPS) 등의 헷지 자산에 비중을 배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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