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회담 앞두고 동포사회와 간담
간토대지진 학살 위로...투표 참여 독려도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재일동포들과 간담회를 갖고 과거 '재일동포 간첩조작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23일 오후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된 이번 행사는 동포 사회의 아픔을 위로하고 미래 협력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이 대통령은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민단중앙본부 등 재일동포 200여 명과 오찬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많은 재일동포들이 억울하게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로 고통을 겪었다"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국가 폭력의 희생자와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공식적으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간첩조작사건'은 1975년 당시 중앙정보부가 재일교포 21명을 간첩 혐의로 기소한 사건으로, 이후 진실화해위원회의 권고로 재심이 열려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지난 2019년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100년 전 아라카와 강변에서 벌어진 끔찍한 역사, 그리고 여전히 고향 땅에 돌아가지 못한 채 일본 각지에 흩어져 있는 유골들의 넋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피해자와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어 "다시는 반인권적인 국가 폭력이 벌어지지 않는 나라다운 나라,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책임지는 부강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동포들의 참여도 독려했다. 이 대통령은 "아픔과 투쟁, 극복과 성장이 반복된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동포들의 헌신과 희생은 늘 함께했다"며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주인으로서 투표에 꼭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일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이 대통령의 발언은 일본 정부에 미래지향적 협력을 제안하면서도 과거사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함께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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