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구금 뒤 협상 타결...美 "재입국 불이익 없다"
비자 제도 개선 및 체류 보장 장치 과제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12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12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미 이민 당국에 의해 체포·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 316명이 8일 만에 무사히 귀국했다.

12일 인천공항에 착륙한 이들의 전세기에는 중국인 10명·일본인 3명·인도네시아인 1명 등 외국인 14명과 함께, 사태 수습을 위해 미국을 찾은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 등 정부·기업 관계자도 동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는 지난 4일 미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이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현장에서 장갑차와 헬기까지 동원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며 시작됐다.

당시 한국인 317명을 포함한 475명이 체포됐고, 수갑과 사슬에 묶여 이송되는 장면이 공개돼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사태 초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 당국은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반응했으나, 투자 위축과 외교적 부담이 커지자 "인재들이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태도를 바꿨다.

이후 10일 한미 협상은 급물살을 탔고, 근로자들은 강제 추방이 아닌 자진 출국 형식으로 귀국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측은 이들이 재입국 시 불이익도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미 관계를 긴장으로 몰아넣고 대미 투자 우려까지 낳았던 이번 사태는 이로써 마무리됐다. 하지만 비자 제도 미비와 전문 인력의 안정적 체류를 보장할 제도적 장치 마련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미국 재입국 시 불이익을 방지하고 재외국민의 인권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이끌어낸 것은 뜻깊은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는 재외국민 보호 시스템을 철저히 점검하고, 유사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전문인력 비자 신설이나 기존 비자의 탄력적 운영도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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