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본시장의 연금 수익률 제고 및 양질의 상품 개발 필요성 강조
서 회장 “AI와 핀테크 발전은 우리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기회”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국내 자본시장 발전과 글로벌 자산운용의 방향에 대해 강조했다.


◇ 코스피, 6월 조기대선 직전 대비 약 28% 상승 


19일 홍콩금융저널(Asia Asset Management)은 글로벌금융학회, 서울파이낸셜포럼과 함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전환기의 자산 및 연기금 운용’을 주제로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서유석 회장은 “최근 한국 자본시장의 변화와 미래 지향적 발전 모습에 대해 기쁘게 생각했다”며 “국내 한국 자본시장이 이제 막 싹이 돋고 줄기가 굵어지며 꽃을 피울 단계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투자협회 회장으로 일하며 가장 큰 보람과 긍지를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장중 3461.30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6월 조기대선 직전인 5월말 기준(2697.67)과 비교해 28.29%(763.63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여기에 국민연금기금 금융부문 운용의 전체 수익률이 2024년말 기준 15.00%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금융부문 시간가중 수익률 기준으로는 15.32%였다. 또한,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은 같은 시점에 약 1212조8513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연금 기금 규모와 운용 성과는 과거와 비교해 크게 개선됐다.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하지만 서 회장은 성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그는 “다만 저조한 수익률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연금 기금이 커지는 만큼, 운용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국민 신뢰 훼손 우려도 존재한다는 의미다.

서 회장은 “현재 우리는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 살고 있다”며 “AI가 자동차를 운전하고 챗봇이 상담을 하는 등 금융 산업도 큰 변화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글로벌 자산 관리 효율화를 위해 블랙록의 AI 운용 플랫폼 ‘알라딘’을 도입하고,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로보 어드바이저 운용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술 도입은 단순한 자동화가 아니라 ‘금융의 민주화, 자산 관리의 민주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유석 회장은 “AI와 핀테크 발전은 우리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기회”라며 “똑똑한 자산관리 AI를 개발할 수 있다면 한국도 퍼스트 무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미래산업에 과감하게 자금 배분해야”


이날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해외 연기금의 행보에서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린 점을 언급하며, “우리도 미래산업에 자금을 과감히 배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 정부도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디지털 인프라와 첨단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도 중요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ESG 공시 제도를 정비하고, 중소기업이 ESG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주식뿐 아니라 채권과 대체투자 자산에도 ESG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은 물론 해외 기업과의 ESG 관련 협의도 확대하는 등 책임투자 원칙을 강화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2024년 말 기준 전체 금융자산 수익률은 15.0%, 2023년에도 14.14%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과를 보여줬다. 특히 해외주식과 해외채권, 대체투자 자산이 높은 수익률을 견인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예를 들어, 2023년 기준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수익률은 24.27%, 해외채권은 9.32%, 대체투자는 6.0%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주식은 -6.96%로 마이너스를 기록해, 국내 자산과 해외 자산 간 성과 격차가 뚜렷했다. 이 차이는 단순히 시장 상황 때문만이 아니라, 운용 전략의 리스크 관리, 그리고 국내 시장 구조 자체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부와 업계는 이제 단순한 수익률을 넘어서, 지속가능한 운용 시스템과 책임성 있는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 ESG 공시 체계를 정비하고, 기업이 ESG 기준을 자율적으로 따를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도 정비 중이다. 전문가들은 “공적연기금도 ESG 전략을 명확히 세우고, 기관 간 협력과 평가 기준의 통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연금 운용조직의 성과 평가 기준도 변화 중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기준 수익률을 초과 달성한 정도와 운용의 안정성을 함께 고려해 성과급을 조정하고 있다. 예컨대 2024년 성과급 지급률은 36.5%로 전년보다 낮아졌는데, 이는 수익률만큼 운용의 지속 가능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도 중시되고 있다는 뜻이다.

서 회장은 “결국 중요한 건 좋은 연금 상품을 어떻게 만들어내고,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정책이나 기술이 좋아도,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다.

그는 “사람마다 소득, 나이, 투자 성향이 다른데도 똑같은 상품만 있다”며 “AI와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 개인의 생애주기나 투자 목표에 맞는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설계하고, 시장 변화에 따라 자동으로 조정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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