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제도, 짧은 역사에도 국민의 삶에 기여”
“자산운용과 연기금...국가 경쟁력의 기반이 되어야”

오갑수 글로벌금융학회 회장.
오갑수 글로벌금융학회 회장.

오갑수 글로벌금융학회 회장은 “글로벌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며 “연기금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제언했다.


◇ “연금제도, 짧은 역사에도 국민의 삶에 기여”  


19일 홍콩금융저널(Asia Asset Management)은 글로벌금융학회, 서울파이낸셜포럼과 함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전환기의 자산 및 연기금 운용’을 주제로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오갑수 회장은 “이제 연금과 자산운용, 그리고 이를 이끄는 금융인의 역할은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안정된 삶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참여정부 시절 금융감독원에서 은행담당 부원장을 지냈으며, 이후 SC제일은행 부회장, KB국민은행 사외이사 등 금융권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그 “그동안 세계경제 성장과 번영을 이끌었던 글로벌 협력과 자유무역주의는 트럼프 2기 이후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큰 변화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며 “글로벌 경제 질서가 미국 자국 이익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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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회장은 한국 연금제도의 발전 과정을 회고하며 IMF 외환위기를 언급했다. 그는 “한국은 1990년대 말 IMF 외환위기로 중소기업은 물론 대형 은행과 재벌까지 무너지며 경제와 금융이 붕괴되는 아픔을 겪었다”며 “그 시기 설립된 금융감독원에서 저 역시 평시에는 할 수 없었던 경험들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금융 시스템과 감독 제도는 미국 등 선진국 모델과 국제 베스트 관례(Practice)를 반영해 새롭게 시행됐다”며 “지금 자산운용 산업과 펀드 시장의 기틀이 그때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운용사 피델리티가 한국에 진출한 것도 이 시기였고, 이후 자산운용 인력과 전문성이 빠르게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 “국부펀드도 세계 수준…이익은 국민에게 돌아가야”  


오갑수 회장은 “국민연금은 IMF 이전에 이미 도입됐지만 당시에는 초창기였고, 근로자에게 실질적인 사회 안전망이 될 만한 제도는 거의 없었다”며 “지금의 기업연금 제도는 정부의 강력한 추진과 노동조합 설득을 통해 마련됐고, 초기에는 위험자산 투자가 허용되지 않았지만 점차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가장 잘 미래를 준비하는 방법은 직장에 있을 때 퇴직금을 저축하고 적립해 최대 수익을 내는 것”이라며 “퇴직 후 안락한 삶을 위한 기본 조건이 된다”고 강조했다.

오 회장은 한국투자공사(KIC)의 성장도 언급했다. 그는 “과거 싱가포르 GIC, 테마섹 등 외국계 투자기관이 성공적으로 운용되는 모습을 참고해, 한국도 외환보유고 일부를 운용하기 시작했다”며 “지금의 한국투자공사는 규모와 실적 모두 세계 수준급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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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자산과 연금의 효율적 운용은 국가의 부담을 줄이고 국민의 조세 부담도 낮춰준다”며 “이는 결국 복지국가로 가기 위한 기반이 되고, 민간 기업의 경영에서도 자산운용과 자원배분의 중요성은 핵심”이라고 말했다.

오 회장은 “이제 무더위가 물러가고 한국의 아름다운 가을이 찾아왔다”며 행사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과거 경험을 회고했다. 그는 “2000년대 초, 한국이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연차총회와 통합감독기관장 회의를 유치하고 의장직을 수행한 기억이 난다”며 “그때 참석했던 해외 대표단도 한국 방문을 매우 즐겁게 기억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산운용과 연기금은 단순한 금융기능을 넘어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며 “오늘 이 자리가 금융시장과 제도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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