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에 작년 사고액 600억 원 웃돌아…채권 회수는 154만 원 ‘전무’ 수준
추경호 "공적보증 확대만으론 부실 방지 어려워…국민 부담 우려"

한국주택금융공사. 연합뉴스. 
한국주택금융공사. 연합뉴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주택사업자보증 사고액과 대위변제액이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위변제액은 불과 7개월 만에 작년 대비 16.4배 폭증해 2,233억 원에 달했으나, 채권 회수액은 고작 154만 원에 그치며 부실 관리 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일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군, 정무위원회)이 한국주택금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주택사업자 보증 상품별 실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주택사업자보증 상품(PF, 건설자금, 매입임대)의 보증잔액은 10조 8,071억 원(3,444건)으로, 작년 한 해 쌓인 보증잔액 12조 5,819억 원(3,611건)의 86%(건수 기준 95%) 수준에 이르렀다.

보증사고액은 2,607억 원으로, 작년 말 2,026억 원보다 581억 원 증가했다. 이는 불과 7개월 만에 이미 전년도 사고액을 600억 원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더 큰 문제는 대위변제액이다. 주금공이 사업자 대신 금융기관 등에 상환한 대위변제액은 작년 말 기준 136억 원에서 올해 7월 말 2,233억 원으로 무려 16.4배 급증했다. 이는 최근 5년(2020~2024년)간 대위변제액 총합 189억 원의 12배에 달하는 규모로, 단 7개월 만에 5년치 전체를 훨씬 뛰어넘은 수준이다.

PF, 건설자금 대위변제 주요사업장 현황(단위 건, 억원). 자료 한국주택금융공사. 추경호 의원실.
PF, 건설자금 대위변제 주요사업장 현황(단위 건, 억원). 자료 한국주택금융공사. 추경호 의원실.

보증사고와 대위변제의 급증 배경에는 건설 경기 불황과 특정 사업장의 대규모 부실이 영향을 미쳤다. 올해 PF 보증 대위변제는 단 한 건이었지만, 대전 중구 사업장에서 1,214억 원이 발생했다. 건설자금(은행계정) 보증의 경우 총 66건 1,018억 원의 사고가 났는데, 서울 도봉구의 한 사업장에서 51건 335억 원, 대구 달서구의 한 사업장에서 15건 683억 원의 사고가 집중됐다.

보증사고와 대위변제 규모가 급증했음에도 채권 회수 실적은 사실상 전무하다. 최근 5년(2020~2024년)간 채권 회수액이 46억 원이었던 반면, 올해 들어 7월까지 회수한 금액은 154만 원에 불과했다. 사실상 회수 실적이 마비된 수준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난 9월 7일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하면서 공적보증 공급 확대를 통해 주택 건설사업자에 대한 자금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보증 사고 관리나 회수 강화 대책은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았다.

추경호 의원은 "건설 경기 불황으로 건설업 연체 대출이 늘어나는 등 주택사업자보증에 대한 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적보증을 주택 공급 확대책의 일환으로 활용만 하고, 보증사고 관리와 채권 회수 강화 등 구체적인 부실관리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그 부담은 오롯이 국민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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