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트럼트, 빈손 방북 예감"보도...문재인 대통령 중재역할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4차 방북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이에 당초 남북이 합의한 '9월 평양 정상회담' 개최가 안갯속에 빠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취소 배경으로 작용한 '미중 무역갈등'에 향후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도보다리를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도보다리를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미중 무역협상의 난항을 이유로 들며 "폼페이오 장관에게 북한을 방문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무역 문제 해결이 전제된 이후에야 북한 방문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외교가에서는 종전선언까지 가기 위한 길목에 중국과의 무역협상 문제까지 결부시켜 '두마리 토끼 잡기' 전략을 펴기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아울러 미국 측에서 '빈손 귀국'을 우려했기 때문에 중국을 핑계로 방북 시기를 뒤로 미루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청와대 측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으나 이뤄지지 않아서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는 앞서 폼페이오 장관 방북을 계기로 비핵화 협상에 물꼬가 트이면서 남북 정상회담 일정과 안건이 구체화 될 것으로 봤다.

특히 미국이 북한 비핵화 문제 논의에 앞서 중국과의 무역갈등 문제 해결을 선요구하고 나선 상황인지라 일각에선 폼페이오 장관 방북 결정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빠른 시일 내에 끝날 것이라 보는 시각이 많지 않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5일 미국의 입장과 관련해 "미국의 비난은 근본적인 사실에서부터 틀렸으며 무책임한 것"이라고 반박해 두 나라 간 공세가 격화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남북이 합의한 '9월 평양회담' 개최가 안갯속에 빠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부에서는 유력시기로 점쳐졌던 내달 중순에서 말일로, 10월 또는 그 이상으로도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유력 날짜로 북한의 정권수립일 70주년 기념식(9월9일) 이후이자 18일 유엔총회 개막 전인 내달 중순, 11~13일 등이 거론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적극적인 중재 역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내에서도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무산으로 문 대통령의 역할이 더 커진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일부에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극비리 방미 가능성도 나온다. 또 문 대통령과 미·중 정상 간 통화를 통해 직접 설득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방북 취소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한 차례 취소했다가 다시 만난 사례가 있던 만큼, 이번 방북 취소 역시 나름의 트럼프식 조건 싸움으로 원하는 국면 조성을 위한 전술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하루 만에 전격 취소 한것은 북한에서 보낸 비밀편지 때문이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선전부장이 보낸 편지를 보고 '이번 폼페이오 방북은 성공하지 못할 것 같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WP는 밝혔다. 김 부위원장이 보낸 편지의 메시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폼페이오 방북을 취소할 만큼 적대적인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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