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 단지명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건설사의 기존 브랜드만 적용하지 않고 단지 분위기나 장점 등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 단어를 조합하거나 의미를 함축한 단어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 이름으로 부각하는 단지 '특장점'
단지명 짓기 방식은 크게 각 건설사 브랜드 앞뒤로 단어를 덧붙이는 것과 브랜드를 빼고 새로운 단어를 조합하는 것으로 나뉜다. 전자는 보통 단지 장점이나 특색을 나타내는 단어가 들어가고, 후자는 건설사 공동시공(컨소시엄) 단지에서 많이 쓰이는 방식이다.
단지 장점을 표현하는 단어는 대개 입지 조건에 근거한다. 공원이나 숲, 녹지 주변에 위치하는 단지는 '파크', '포레스트' 등을, 친환경을 강조할 땐 '에코'를 넣는다. 강이나 호수, 바다 조망이 가능한 곳의 단지는 '리버', '레이크', '오션' 등이 들어가고, 특별히 스카이라운지가 조성되는 단지면 '스카이'를 붙이는 경우도 많다.
가령 최근 100% 분양을 완료한 두산건설 '두산위브 광주센트럴파크'는 단지 인근에 대규모 광주중앙공원이 2025년 들어설 예정이며, 1·2·3단지 분양을 마치고 현재 4단지를 분양 중인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는 1~4단지가 인근의 워터프런트 호수변을 따라 조성된다는 특징이 있다.
새로운 단어로 단지명이 지어지는 경우는 지난해 9월 분양한 '평촌 엘프라우드'를 예로 들 수 있다. 평촌 엘프라우드는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GS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한 재개발 정비사업 단지로, 컨소시엄측은 "엘레강트(우아함, 고급스러움)와 프라우드(자랑스러움)를 더해 '우아함과 고급스러움을 지니고 있어 자랑스러운 공간으로 주거 만족도를 누릴 수 있다'는 뜻을 담은 단지명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두 가지 방식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 단지명도 있다. 올해 1월 분양한 GS건설 단독시공의 '북서울자이 폴라리스'가 그 예다. GS건설은 "북극성을 뜻하는 '폴라리스'를 붙여 '내 삶에 가장 빛나는 순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며 "북서울자이 폴라리스에서 입주민의 삶이 가장 빛나는 순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브랜드인 '자이'도 유지했다.
◇ 줄어드는 우리말 사용…외래어 범람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와
업계에서는 이 같은 단지명 짓기를 단지의 차별화·고급화를 위한 전략으로 분석한다. 단지의 장점이나 특색을 단지명 만으로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고, 또 특별한 의미를 더해 다른 단지와 구별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지명에 사용하는 단어로 우리말이 아닌 영어나 프랑스어 등 외래어가 주로 쓰여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외국어나 외래어 남용으로 점차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운 이름이 나오고 있으며, 우리말이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다.
특히 브랜드를 기존 우리말에서 외래어로 바꾸는 사례도 있어왔기 때문에 잦은 외래어 사용을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꿈에그린' 이라는 우리말 브랜드를 사용하던 한화건설은 '포레나'를 출시하며 기존 꿈에그린을 포레나로 변경하는 작업 중에 있으며,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뜨란채가 아닌 '휴먼시아' 등으로 브랜드를 변경하고 있다.
한편 코오롱글로벌과 금호건설 등 몇몇 건설사들은 우리말과 외래어 브랜드를 동시에 선보이기도 한다. 코오롱글로벌은 '하늘채'와 '더 프라우', 금호건설은 '어울림'과 '리첸시아' 브랜드를 보유 중이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