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부진 우려에도 백화점만 '나홀로 성장'
여름휴가·외부활동 증가·이른 추석까지 겹쳐
증권가, 백화점 3사 2분기 실적호조 예상

6월 26일 서울 시내 한 백화점 입구에 정기세일 홍보물이 설치되어 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3사의 올여름 정기 세일 매출은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9일까지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6월 26일 서울 시내 한 백화점 입구에 정기세일 홍보물이 설치되어 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3사의 올여름 정기 세일 매출은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9일까지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최근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고민거리는 코로나19 재유행과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축소다. 지난 4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의 해제로 인한 외부활동 증가로 유통업계는 실적 향상을 기대해왔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가 재유행하고 있어 외부활동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고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면서 소비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유통업계에서 유일하게 호황을 보이는 곳이 있다. 대형마트가 두드러지게 부진한 가운데 백화점 업종만 탄탄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3사의 올여름 정기 세일 매출은 지난 6월 24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정기세일 매출은 롯데백화점이 25%, 신세계백화점은 23%, 현대백화점은 17%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여름휴가를 준비하기 위한 수영복, 캐리어 등 여름휴가 용품의 판매가 대폭 늘어난 영향이 크다.

특히 롯데백화점에서는 최근 장마와 무더위로 고생한 소비자들이 쾌적한 백화점을 자주 방문하면서 식음료 매출이 45% 늘어났다.

한 때 업계에서는 해외여행이 가능해지면서 소비자들이 면세점이나 해외여행에 더 소비하면서 여름세일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나 이번 여름정기 세일 결과 백화점 쇼핑 수요는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본점 여성해외패션관
롯데백화점 본점 여성해외패션관

게다가 최근 백화점 업계가 집중해온 점포 리뉴얼 효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새로 문을 연 여성해외패션관의 지난달 17일까지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기존에 2∼4층에 분산돼있던 여성 패션 브랜드를 층별 콘셉트에 맞게 재정비하고 프리미엄 브랜드를 강화한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선보인 남성해외패션관도 리뉴얼 이후 1년간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해외패션 등 프리미엄 상품을 강화하겠다는 전략 아래 1979년 본점 개점 이래 가장 큰 규모의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본관 및 에비뉴엘, 영플라자 전 층의 브랜드 구성을 바꾸는 것은 물론 브랜드별로 독립된 박스형 매장으로 구성해 프라이빗한 쇼핑이 가능하게 했다.

여기에 백화점 3사는 이달 1일부터 추석 선물세트 예약 판매를 시작하며 추석 수요까지도 잡기 시작했다. 백화점 업계는 이번 추석이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이후 첫 명절인 만큼 귀성 선물세트 구매자들이 늘 것으로 기대 중이다.

백화점의 약진은 생활용품 중심의 판매가 이뤄지는 대형마트, 슈퍼마켓의 최근 근황과는 반대되는 모습이다.

최근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높은 생필품 가격에 부담이 커진 중산층과 서민층들은 장보기를 최소화하거나 당장 필요하지 않은 상품 소비는 포기하거나 미루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슈퍼마켓의 경우 경쟁업종인 편의점이 각광받으면서 차별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상당수의 소비자들은 간편식품은 편의점에서 사고 슈퍼마켓의 주력상품인 농수축산물, 신선식품 등 식료품은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 소비자들은 온라인 쇼핑을 통해 필수 생필품이나 가공품들을 사는 소비 행태를 보이고 있다. 소비재는 온라인 쇼핑으로 사치품은 백화점에서 소비하는 극단적 소비 행태가 확대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10일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10일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백화점 업계가 호조를 보이면서 증권가에서도 백화점 업계가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먼저 교보증권은 롯데쇼핑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2분기 연결기준 예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성장한 3조 9703억원, 영업이익은 649.7% 늘어난 568억원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도 2분기 롯데쇼핑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 9906억원, 58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신세계그룹이 백화점 호조로 실적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6% 증가한 1조 7668억원, 영업이익은 47.6% 증가한 1420억원으로 추정한다"며 "백화점 호실적으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리오프닝에 따라 마진이 양호한 의류 매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어 백화점 기존점 신장을 18~19%,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730억원으로 추정한다"고 진단했다.

증권가는 현대백화점이 면세사업 부진을 백화점 부문에서 만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5.6% 늘어난 2조 4380억원, 영업이익은 21.5% 증가한 701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백화점은 명품과 패션 중심의 수요 호조에 힘입어, 기존점 성장률이 +12% 수준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 “면세점 손익 개선 속도가 더딜 수 있지만 백화점의 견조한 성장이 나타나고 있어 중기적으로 현대백화점의 실적 개선 흐름이 가능할 것"으로 말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부활동이 증가하고 여름휴가 시즌이 겹치면서 백화점 소비 심리가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예년보다 이른 추석도 겹쳐있다”면서 “고물가 시대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 ‘백화점 불패’가 증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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