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현대자동차그룹이 CES에서 공개한 로보틱스 비전 이미지. /사진=현대차그룹

글로벌 자동차 회사의 사업영역이 '우주'로 넓어졌다. 많은 완성차 업체가 우주산업에 뛰어들었다. 우주 탐사용 차량 개발은 물론 위성·로켓 사업에도 도전하고 있다. 극한의 환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확보하는 첨단 기술과 미래 모빌리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달로 가려는 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달 달 표면 탐사 모빌리티 개발을 위해 항공·우주 관련 6개 연구기관과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달 탐사 모빌리티 기술 개발과 모빌리티를 달에서 운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로봇과 우주환경, 특수장비 분야 핵심 인력을 추려 협의체 조직을 구성했다. 

달 표면은 지구와 달리 운석이나 혜성, 소행성과 충돌해 생긴 수백만 개의 크고 작은 분화구와 우주 방사선이 존재한다. 낮에는 영상 130도까지 오르고, 밤에는 영하 170도로 떨어지는 극한 날씨와 미세하면서도 칼날처럼 날카로운 먼지가 가득한 극한의 환경이다. 이를 극복한 모빌리티 개발을 위해서는 동체 제작과 과학탐사, 소프트웨어, 우주통신 등 다양한 기술이 요구된다. 

현대차그룹의 걸어다니는 자동차 '엘리베이트' 콘셉트카. /사진=현대차그룹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5월 록히드마틴과 함께 미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양사는 달 표면용 전기자동차를 개발해 블루오리진, 스페이스X 등 민간 우주탐사업체에 앞으로 개발할 차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일본 도요타도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2030년 달 착륙을 위해 로버(이동탐사로봇)를 개발 중이며, 독일 아우디는 2016년 구글의 달 탐사 대회 참가를 위해 달 탐사용 차량인 '루나 콰드로'를 선보인 바 있다. 

위성·로켓 쏘는 자동차 회사

일본 도요타의 달 표면 로버 콘셉트. /사진=도요타

일본 자동차 업체 혼다는 2030년까지 1t 미만의 저궤도 위성을 탑재한 로켓을 우주로 발사하겠다는 '비전 2030' 계획을 공개했다. 앞으로 4년간 6조엔(약 58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우주로봇, 재활용 가능 발사체, 우주 재생에너지 등의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중국 지리자동차는 2018년 설립한 자회사 저장스콩다오위커지(浙江時空道宇科技)를 통해 중국 우주항공 기술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내년 열리는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중국 위성 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여행 솔루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우주 산업에 가장 적극적인 자동차 업체는 미국 테슬라다. 자회사 스페이스X와 함께 구축한 위성 인터넷 네트워크와 발사체 기술로 시너지를 만들고 있다.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는 지금까지 2500개 이상의 위성을 발사했으며, 세계 30여 개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우주로 쏘아 올려진 테슬라 로드스터 자동차 모델. /사진=테슬라
우주로 쏘아 올려진 테슬라 로드스터 자동차 모델. /사진=테슬라

기지국 없이는 서비스할 수 없는 기존 통신망과 달리 위성 인터넷은 세계 어디서나 초고속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 드론택시, 커넥티드카 등 모빌리티 산업에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궁극적으로 화성을 식민지화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유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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