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코로나봉쇄 시름 중국…운명 공동체 한국에 ‘먹구름’
주포 반도체 비틀+인플레에 달러 강세=한국 주식 급락
한국 경제의 주포 반도체 수출이 2년 2개월 만에 줄어들며 가뜩이나 반도체 가격 하락에 우려를 키우는 국내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와 코로나19 봉쇄 영향으로 중국 경제가 흔들리자 한중 수교 이후 처음으로 대중 무역적자 행진이 넉달째 이어지며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6% 증가한 반면, 수입은 28.2% 급증해 적자 폭이 늘어났다. 무역수지는 94억7000만달러(약 12조7000억원) 적자다. 무역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가장 큰 폭의 마이너스다.
같은 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분기 대비)은 0.7%로 집계됐다. 8개 분기 연속 성장세지만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효과 이후 민간소비가 2.9% 늘어난 반면, 수출과 수입은 각각 3.1%, 1.0% 줄었다.
수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데는 중국 경제가 뒷걸음질 친 영향이 크다.
코로나19 여파로 ‘세계의 공장’ 중국의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중국 경제가 타격을 받은 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경제 전체의 활력이 떨어진 것도 문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미국 반도체 대기업인 엔비디아와 AMD에 인공지능(AI)용 최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 중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미중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대중국 수출액은 131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4% 줄었다.
중국의 내수·생산 둔화 영향으로 반도체 수출 감소가 치명적이다. 반도체 수출은 3.4% 감소했고 석유화학 제품은 10.9% 줄었다. 대중 무역수지는 3억8000만달러 적자로 지난 5월 이후 넉 달 연속 적자다.
지난해 8.1%였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1분기 4.8%, 2분기에는 0.4%까지 떨어졌다.
반도체 산업의 전망이 어두워지는 것도 큰 문제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107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동월보다 7.8% 줄었다.
한국 수출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는 반도체는 D램 고정가격이 올해 1분기 3.41달러에서 2분기 3.37달러로 인하된 후 3분기에는 2.88달러까지 하락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말께는 이보다 낮은 2.50달러까지 내려갈 것이란 분석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속되는 높은 에너지 가격, 주요국의 긴축정책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둔화와 중국의 성장세 회복 지연, 수요 약화에 따른 반도체 가격 하락이 우리 수출 증가세 둔화와 수지 악화를 유발하는 리스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수출 전선의 어려움에 더해 미 기준금리 인상 지속 전망에 따른 환율은 1일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1354.9원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1355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무역 적자폭이 확대됐다는 소식이 환율 상승 불길에 기름을 부었다. 수출 부진은 곧 한국 경제의 침체를 의미하고 상대적 수입 증가가 달러 수요를 촉발하는 요인으로 받아들여진 결과다.
경제 전망이 어둡고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으면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외국인 수급이 무너져 시장 충격이 확대되는 악재로 작용한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의 대량 순매도(3557억원)의 영향으로 전 거래일 대비 56.44포인트(2.28%) 내린 2415.61로 마쳤다.
어두운 반도체 전망에 시총 1위 삼성전자가 5만8400원(-2.18%)까지 밀리고 3위 SK하이닉스가 9만2400원(-2.94%)까지 하락한 것도 변동성을 키웠다.
이날 시총 상위 100위 중 상승을 기록한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0.11%), SK텔레콤(+0.58%), LG디스플레이(+0.64%) 등 세 종목 뿐이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