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평균 거래대금 지난해 반토막... 코스피 2050선 하락 전망
신용융자거래 이자율 고공행진... 금융기관 차원의 대응 필요
거래대금과 예수금이 줄어드는 가운데 시장을 받치던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약해지고 이 자금이 채권과 예적금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저가 매수를 노린 일부 개미들의 '빚투'(빚을 내서 하는 투자)가 이어지지만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10%가 넘어서며 악순환의 굴레에 빠지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7월과 8월, 9월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각각 13조3000억원, 14조2000억원, 1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 25조원 수준과 비교해 반토막 난 수치다.
이날 금융권과 각사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적금 잔액은 22일 기준 총 785조926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768조5434억원에서 이달 들어서만 17조3834억원 늘어난 규모다.
동 기간 정기예금은 729조8206억원에서 746조6592억원으로 16조8386억원 불어났다. 정기적금도 38조7228억원에서 39조2676억원으로 5448억원 증가했다.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205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내년 기업 실적이 하락할 경우 2000 붕괴설까지 나오는 분위기다. 증시로 유입되는 시중 통화 감소로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진 탓이다.
금리 인상기에 주식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개인 투자자 자금도 대폭 줄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1일 기준 50조7793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가장 적은 수준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증권사의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은 고공행진 중이다. 일부 증권사는 10%를 넘었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역전으로 10월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예상돼 신용이자 추가 상승이 우려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수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1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기간 151일~180일 기준 유안타증권의 이자율은 10.3%로 가장 높았다. 91일 초과 기준으로 삼성증권(9.8%), DB금융투자(9.7%), 하이투자증권(9.6%) 등 9%가 넘는 증권사가 19곳에 달했다. 기간이 가장 짧은 1~7일 기준으로는 유진투자증권과 키움증권, 하나증권이 7.5%로 금리가 가장 높았고, 신영증권(7%)이 뒤를 이었다.
신용거래융자란 증권사가 개인투자자들에 일정 기간 이자를 받고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다. 증권사는 1~7일, 8~15일, 16~30일 등 기간 단위별로 이자율을 나누는데, 대출기간이 길수록 높은 금리를 책정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신기능이 없는 증권사는 외부 자금 조달 비용, 회수 리스크 등을 고려해 금리를 책정하고 있는데 채권금리 상승 등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비교적 다른 금융권보다 금리가 높게 책정된다"고 설명했다.
대출이자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빚투 열기는 식지 않는 모양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신융거래융자 잔고는 19조467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23조원대에서 7월 들어 17조원대까지 하락했지만 이달 들어 19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빚투’로 대표되는 개인투자자들의 투기 성향을 억제하기 위한 금융기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곽준희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의 손실 확대는 가계의 재무건전성을 저하시키고 우리 경제의 잠재적 불안요인인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킬 소지가 있다”며 “개인투자자의 과도한 차입을 통한 주식투자를 억제하기 위해 신용융자 및 신용대주 등 증권 관련 대출 심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다중채무자에 대해서는 금융기관 차원에서 대출심사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성대 기자]
관련기사
- 오늘부터 주식 소수점 거래 시행... 실효성 있나
- 예탁결제원, 국내주식 소수단위 거래 서비스 개시
- 코스피 2300선 붕괴... 원·달러 환율 1409.3원 마감
- 존립기반 흔들리는 '저축은행' 어쩌나?
- 신한금투, ‘공모주 환불금 재투자’ 이벤트 실시
- 연준, 3연속 '자이언트 스텝'... 한국의 고민은?
- 미국 연준, 3연속 ‘자이언트스텝’ 0.75%p 인상
- 한신평 "가계대출 비상... 카드∙캐피탈∙저축은행 손익 저하 예상"
- 간편결제 하루 평균 이용금액 7000억 돌파…전분기比 10.7% 증가
- 생보사, 4%대 저축보험 '출시 경쟁' 왜?
- 거래소, ESG 고배당 지수·대표선물 TWAP 고배율 지수 5종 발표
- 9월 기업체감경기 다시 하락...물가상승 속 경기둔화 우려
- 8월 은행 가계대출 금리 4.76%... 9년7개월 만에 최고치
- 거래소, 상장폐지 제도 개선...이의신청·개선기회 부여
- 금융투자협회, '사랑의 도시락’ 후원 및 김장김치 전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