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물류망 혼란에 따른 각종 비용 상승과 함께 나타난 다양한 문제로 위기에 처했다. 본지는 창간 11주년을 맞아 다시 생존의 기로에 놓인 기업의 위기 상황을 진단하는 한편,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신사업 발굴과 기존 사업 보완 등 다양한 해결방안을 살펴본다.
국내 가구업계와 건설자재(건자재) 업계는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당초 가구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구 교체 등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크게 얻었다.
그러나 지난해 주택 매매거래량은 54만 가구에 그쳤는데 이는 전년대비 절반 수준이다. 이사가 잦아져야만 가구업계와 건설자재 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데 현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제재목 가격이 지난해부터 급등해 안정세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악화된 업황 속에서 가구업체와 인테리어·건자재 업체들은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플랫폼을 재정비하고 사업재편과 자금조달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먼저 한샘은 디지털 전환(DT)에 속도를 내면서 최근 자사 온라인 플랫폼 ‘한샘몰’을 재단장했다. 한샘의 홈리모델링·가구 상품과 매장 정보를 제공하는 '한샘닷컴'과 가구·생활용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 '한샘몰'을 통합한 것이다. 1만 개 이상의 콘텐츠를 스타일과 가격대로 분류해 소비자가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또 한샘은 매트리스 구독 서비스를 종료했다. 방문판매 조직이 타사보다 경쟁력이 높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 재단장도 나섰다. 한샘디자인파크 재단장을 통해 한샘의 가구와 홈리모델링 상품을 소비자들이 한 곳에서 볼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쇼룸화를 더욱 강화한다는 뜻이다.
현대리바트도 온라인 역량을 강화했다.
중고가구 직거래 플랫폼인 ‘오구오구’를 오픈했다. 이 플랫폼은 배송·설치 문제를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오구가구를 통해 중고거래를 하면 현대리바트 기사가 가구 해체부터 배송까지 해결해 준다. 이를 위해 현대리바트는 기존 300여 설치팀 외에 전담 50여팀도 추가로 구성했다.
오프라인에서는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죠르제띠'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통해 해외 글로벌 아티스트와 디자인 가구 컬렉션을 선보였다.
신세계까사는 상품 개발 및 운영에 있어 수익성 개선과 함께 매출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작업에 주력하기로 했다. 또 올해 상반기 ‘캄포’ 소파 렌탈 서비스 개시를 기점으로 브랜드 정체성 확립을 위한 작업을 강화한다. 동시에 자사 플랫폼인 '굳닷컴' 재단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건자재와 인테리어 업계도 재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LX하우시스는 해외시장 공략과 고부가 제품 확대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면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이를 위해 창호·바닥재·벽지·주방·인조대리석 등 주력 제품들은 자체 개발 소재를 적용하는 등 차별화한 신제품 개발에 R&D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고단열 창호 ‘수퍼세이브’ 시리즈, 식물 유래 성분을 적용한 친환경 ‘지아(ZEA)’ 시리즈 바닥재와 벽지, 고급 인테리어 마감재 엔지니어드 스톤 ‘비아테라’ 등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토탈 인테리어 사업은 ‘LX Z:IN 인테리어 지인스퀘어 전시장’ 등 B2C 유통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신규 고객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LX Z:IN 인테리어 지인스퀘어 전시은 대형 리모델링 전시장으로 주요 제품이 적용된 주거공간 타입 전시관이다.
동시에 바닥재·표면소재·산업용필름 등 경쟁력을 갖춘 제품들을 통해 북미와 유럽 등 해외시장 존재감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KCC는 제품 가격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고부가가치 산업인 실리콘과 도료 부문을 육성해 사업 비중을 낮췄다. 현재 KCC의 매출비중은 ▲실리콘 54% ▲도료 22% ▲건자재 16% 순으로 맞췄다.
이를 위해 지난해에 글로벌 실리콘 회사 ‘모멘티브’ 인수를 통해 실리콘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2020년 KCC로부터 분리한 KCC글라스는 최근 핵심 사업인 유리사업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사업 부문을 확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친환경 자재를 활용한 사업용 인테리어 사업도 늘렸다. 오스템임플란트와 업무협약을 맺고 병원 인테리어 사업에 새롭게 진출했다. 지난 3월에는 3월에는 시공이 간편하고 내구성이 뛰어나 상업용 공간에 많이 쓰이는 고기능성 LVT 바닥재인 ‘센스타일 프로’와 ‘센스레이’를 출시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에 해외 공장을 설립하면서 해외시장에도 진출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을 통해 2024년부터 건축용 판유리 44만톤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생산된 물량은 인도네시아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추진한 인테리어 등 신사업의 성공에 더해 M&A 등을 통한 사업 확장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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