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현안 및 과제 포럼 개최
최근 금융위원회가 ‘마이데이터 2.0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조영서 KB금융 부사장은 “마이데이터 2.0 시대의 질적 성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25일 KB국민은행은 고려대학교 기술법정책센터와 함께 ‘마이데이터 2.0 시대의 현안과 과제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 조 부사장은 “계열사 중 KB국민카드가 고객 지출 관리 솔루션을 고도화 하는 데 마이데이터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KB손해보험, KB라이프생명의 경우 고객 개인정보를 1년 단위로 갱신해야 했는데, 정보를 보관할 수 있는 기간이 최대 5년으로 늘어나 업그레이드 된 보장 분석을 제공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KB금융은 은행과 증권, 카드, 손해보험, 캐피탈 등 5개 계열사가 마이데이터 사업을 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누적 가입자 수는 1440만 명이다.
그는 “특히 최근 금융위에서 ‘대면을 통한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을 허락했기 때문에 디지털 취약계층인 고령자에게 제공하지 못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KB금융은 지속적으로 마이데이터 기술을 투자하고 솔루션을 개발할 것”이라며 “금융 소비자의 자산을 증식하고 재무 관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이데이터는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 보여주고 재무 현황·소비패턴을 분석해 적합한 금융상품을 추천해주는 등 자산·신용관리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금융위는 4일 ‘마이데이터 2.0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그동안 온라인 이용이 어려웠던 고령층, 저시력자 등 디지털 취약계층이 은행 등의 오프라인 점포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도록 만든 게 핵심이다. 또한 14세 이상 청소년도 법정대리인 동의 없이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육창화 KB국민은행 부행장은 “마이데이터 규제는 대면 허용이 안되었기 때문에 더 나은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유종배 KB국민은행 마이데이터부장은 “하반기 마이데이터 2.0이 시행된다면 결국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이용 편의성과 활용성이 개선되면서 굉장히 확대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디지털 취약계층이나 금융 취약계층에게 대면 개발 서비스 제공도 또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유 부장은 “금융회사 관점에서 보면 고객들이 매우 많은 회사들과 유사한 상품을 교차로 거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한국사회가 마주한 사회적 경제적 변화의 측면이 결국 마이데이터에서 제공하는 지출 관리와 투자 관리, 부채 관리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령 부채가 매우 크게 늘어나거나 고객의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마이데이터 자산관리 서비스를 통해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내 금융 소비자 개개인들이 갖고 있는 금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측면에서도 말씀드린 핵심적인 지출 관리나 부채 관리, 투자 관리 같은 서비스들이 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의 종합적인 정보를 기반으로 현금흐름과 부채관리를 서비스 할 가능성도 있다”며 “마이데이터가 도입되기 전 전체 KB금융 고객 중 30% 정도가 자산관리 앱을 이용하고 있었다”며 “마이데이터가 도입되고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84%가 넘는 고객이 일상적으로 디지털 자산관리 앱을 이용 중”이라고 말했다.
유 부장은 “절대 다수 고객은 ‘자산 관리가 뭐냐’는 질문에 대해 계획적이고 안정적인 자산 증식 지원 서비스를 자산 관리로 인식한다”며 “결국 마이데이터 도입 이후에 어떤 전반적인 자산관리 서비스의 저변 확대 측면에서 고객께서 이용하실 수 있는 어떤 채널의 확대 그리고 고객의 인식의 정립 이런 부분들에서 굉장히 큰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마이데이터 1.0 시대는 고객의 인식 변화를 이루어냈지만 막상 많은 고객들은 고객분들께서 실질적으로 이용하시는 서비스에 있어서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따졌을 때 다소 아쉽게도 활용 범위가 큰 수준은 아니다”라며 “자산 관리 영역에 고객이 진입을 하더라도 통합조회 등 인지적으로도 부담이 없고 피드백도 빠른 서비스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이데이터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결국 고객의 금융문제 해결을 위한 마이데이터로 진화를 할 필요가 있다”며 “특정 분야 마이데이터에 국한될 것이 아니라 다양한 데이터 간 융합의 시도가 좀 더 확대되어야 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오프라인 대면 정보제공의 악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고환경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오프라인 창구에서 취약계층의 정보를 활용시 영업적 오남용 이슈가 우려된다”며 “오프라인 창구의 영업 행위를 명확히 정의하지 않을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세중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는 “오프라인에서 마이데이터 가입을 허용하겠다는 건 가입조회 활용을 대면으로 하겠다는 뜻”이라며 “가입 단계에서 영업점의 단말기 공용 태블릿, PC 등으로 마이데이터 앱 설치를 하든지 아니면 가입을 하도록 유도를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고령자가 모바일 앱에서 클릭하는 게 불편한 경우 서면 방식의 전송 요구나 동의도 가능한 방향으로 마이데이터 2.0이 추진되고 있다”며 “이 경우 고객정보가 마이데이터에 가입하고 같은 단말기로 여러 명의 정보를 조회하는 상황이 될 것으로 보여 컴플란언스 이슈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엽 고려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마이데이터 1.0시대는 양적인 성장에 비해 질적 성장이 한계인 상황”이라며 “종전에는 금융 중심으로 확장됐다면 마이데이터 2.0 시대는 전 산업 분야에서 적용될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이데이터 사업자 중에선 ‘실효성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육 부행장은 “마이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위해 300억원을 투자했고 유지보수를 위해 연간 100억원을 소진 중”이라며 “그러나 수익은 제로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지식 네이버페이 부사장은 “네이버페이가 마이데이터를 하면서 연간 100억원을 넘게 쓴다”며 “하지만 수익률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데이터를 접목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가령 마이데이터 정보를 대안신용평가 모델에 적용해 사용 중인데 32.6%는 금리인하 등의 혜택을 누렸다”고 말했다.
조재박 삼성KPMG 부대표는 “그동안 마이데이터 제공을 허락한 고객에게 통합 자산관리 수준의 서비스만 제공할 수 밖에 없었다”며 “정부 주체자에게 어떠한 리워드를 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