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주사, 예상 배상액 규모 대비 충당부채 적게 적립
은행업계 “실제 투자자 대상 배상규모, 예단 어려워”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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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금융지주가 홍콩 H지수 관련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 보상을 위해 1조6650억원 규모의 충당부채금을 적립했다. 이들 은행이 적립한 충당부채 규모는 앞서 시장에서 전망한 배상액 규모와 비교해 14.87%(2850억원) 적은 수준이다. 은행업계에선 “적립금과 배상액은 다를 것”이라는 목소리가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NH농협·우리금융 등 5대 금융지주는 실적과 함께 홍콩 ELS 충당부채 규모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KB금융 8620억원 ▲NH농협금융 3416억원 ▲신한금융 2740억원 ▲하나금융 1799억원을 적립했다. 우리금융의 경우 홍콩 ELS 충당금은 75억원 수준이다.

홍콩 H지수는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및 거래량을 기준으로 선별한 50개 기업의 시가총액을 기반으로 산출되는 지수(Index)다. 홍콩 H지수는 2021년 2월 1만2228.6으로 고점을 달성한 이후 가파르게 하락해 2022년 10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홍콩 H지수는 이날 기준 6269.76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신용평가업계에서 전망한 배상액 규모보다 적은 수준이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홍콩 H지수 기초 ELS 상품 대규모 손실의 은행권 영향’ 보고서를 통해 올해 6개 주요 은행의 배상액이 1조9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KB국민의 배상액이 약 9900억원으로 가장 많을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날 지주가 공개한 실제 충당부채 적립금은 이보다 1280억원 낮은 수준이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충당부채도 각각 예상치 대비 770억원, 130억원 덜 잡았다. 농협의 경우 오히려 826억원이 높게 잡혔다.

은행업계에선 실제 배상규모를 함부로 예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충당부채 적립금은 표현 그대로 홍콩 ELS 배상을 위해 각 회사가 적립된 금액을 뜻한다”며 “실제 홍콩 ELS 배상금액은 충당부채 적립금보다 더 많을 수도 있고 적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홍콩 ELS 배상 비용 탓에 5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영업외손실은 1조696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7% 줄어든 4조8803억원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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