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내 실적위주 문화 한 몫”
“고객 이익, 성과보상 반영해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권을 중심으로 충격을 주고 있는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의 원인으로 '은행의 단기실적 문화'를 지적하며 작심 비판했다.
19일 이 금감원장은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20개 국내은행 은행장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원장은 “ELS 사태 원인에 은행의 단기 실적 위주 문화가 한 몫을 했다”며 “이번 사태가 은행들이 영업실적보다 고객이익을 우선시하는 성과 보상 체계를 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제언했다.
국내 시장에선 2021년부터 홍콩H지수를 연계한 ELS 상품을 시중은행 창구를 통해 14조원 가량 판매했는데 해당 지수가 과거보다 많이 떨어지며 이를 연계한 상품의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이 원장은 “최근 몇 년간 은행권에서 파생결합증권 대규모 손실 사태(DLF), 라임 사모펀드, 홍콩 H지수 ELS 등의 불완전판매가 잇달아 발생했다”며 “최근까지도 서류 위조 등으로 인한 횡령 사고가 끊이지 않는 등 임직원의 도덕 불감증, 허술한 내부통제 등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꼬집었다.
그는 “현재 진행중인 피해 고객 자율배상도 장기적인 신뢰 회복의 관점에서 원활하게 매듭을 지어야 할 것”이라며 “향후 은행 임직원의 위법·부당행위로 인해 대규모 불완전판매나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엄정 조치하는 외에 새로운 감독 수단을 마련해 보다 근본적으로 은행의 조직문화가 바뀔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최고경영자는 임직원이 스스럼없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며 “단기실적만 좋으면 내부통제나 리스크관리는 소홀히 하더라도 우대받는 성과보상 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콩H지수 ELS 사태의 원인도 따지고 보면 은행의 단기 실적위주 문화가 한 몫을 했다”며 “이번 사태가 은행이 영업실적 보다 고객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성과보상 체계를 정립하는 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7월 3일부터는 금융사의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경영진의 책무구조를 강화하는 내용의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금융사 임원이 책임져야 하는 내부통제 대상 업무의 범위와 내용은 각자의 특성을 고려해 사전에 명확히 하는 책무구조도는 책무의 배분이 특정 임원에게 편중되지 않도록 작성해야 한다.
또한 임원의 직책별로 책무 및 책무의 구체적인 내용을 기술한 문서와 임원의 직책별 책무를 도식화한 책무체계도를 작성해 이사회 의결일로부터 7영업일 이내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대표이사 등은 내부통제 등 총괄 관리의무의 일환으로 내부통제 등과 관련해 임원 소관업무 간 또는 임직원과 소속 금융회사 간의 이해상충이 발생한 경우 등 법령 또는 내부통제 기준 등 위반을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에 대해 점검을 해야 한다.
또한 임직원의 내부통제 기준 등 위반이 장기화, 반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유사 위반사례 발생가능성 등을 점검해야 한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