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0대 이하 및 40대 청약 당첨 비율 79.54%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같이 투자 기회를 엿보는 대기성 상품 잔고가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완화로 부동산 시장에 유동성이 집중됐지만, 2022년부터 기준금리를 올리며 안정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 주 요인이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부 부동산 매매가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특히 트랜드 변화와 정보에 민감한 MZ세대의 부동산 투자 성향에 이목이 집중된다.
22일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스트레이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MZ세대의 부동산 투자 성향을 강조했다.
함 랩장은 “최근 40·50세대 보다 오히려 30대가 주택 구매에 적극적”이라며 “내수경기 불황기이자 부동산 회복기 국면에 빠른 정보력을 바탕으로 일부 군집행동을 보이는 경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MZ세대는 신저가, 신고가, 급매, 무릎매수 등 트랜디한 단어에 민감하다”며 “불황기 단기보유 보단 차익을 낼 수 있는 시점까지 장기간 매물을 보유하고 매각을 늦추는 모습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이하 및 40대의 청약 당첨 비율은 79.54%를 차지했다. 같은 시기 50대 당첨자 비율은 13.69%, 60대는 6.77%에 그쳤다.
MZ세대의 초고가 매수가 사례도 눈에 띈다. 올해 2월 80억원대의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매수자 주인공은 92년생으로 알려졌다. 과거 충분한 자산을 형성한 중장년 혹은 고령층의 초고가 부동산 매수가 핵심이었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한편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부 부동산 매매가 회복되고 있다.
1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둘째 주(1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07% 상승했다. 이로써 서울의 전셋값은 52주 연속 상승했다.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올해와 내년, 부동산 매매의 수도권 집중화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자본과 사림이 몰리는 곳에 부동산 수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함 랩장은 ”도심재생 등 투자 인프라 역시 수도권에 집중됐다”며 “지방에서도 수도권에 상경해 투자를 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도권은 인구 수에 비해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물량이 부족하다”며 “전세 가격이 오르고 있어 세입자가 자가 소유자로 전환하는 속도도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의 경우 도심 공동화로 인한 미분양, 빈집, 빈상가 등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며 “미분양 세제혜택, 세컨드-홈 특례처럼 다주택 개념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지방과 수도권이라는 이분법적 지역 구분을 넘어 수도권 내, 서울지역 내에서도 자산가격 상승과 거래 수요의 적극성이 지역별로 차별화되고 있다.
실제 서울 등 수도권 주요지역 중심으로는 최근 바닥을 다지는 분위기다. 3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048건을 기록했고 아직 실거래 신고 기간이 남아있는 4월 거래량도 5월 12일 현재 3421건으로 거래가 제법 되는 편이다. 특히 노후계획도시특별법 수혜지역, GTX 추가 노선 일대도 호재가 기대된다.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요즘 서울 내에서도 강남3구 아파트와 비 강남권 아파트간 가격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며 “강남3구 1채로 기타 서울 내 지역 아파트 2채를 구입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유동성이 풍부했던 시기는 패닉-매수(영끌과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우려) 현상 등이 있었고 실제 전국 대부분의 집값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침체되고 가격이 조정되고 있는 현재는 수요자의 자산선택이 제한되고 가격 민감도가 커지며 대기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차별화되는 양상이 커지는 현상이 있는데 당분간 이런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쉽사리 둔화하지 않는 물가상승 영향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시점이 지연되며 금리 인하에 따른 주택 시장 회복 기대감은 연초보다 다소 낮아진 상황이다. 당분간 ‘빚투(빚을 내서 투자)’보단 실거주를 목적으로 매매를 하는 방향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함 랩장은 “1분기 주택 거래량이 지난해 4분기보다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시장에 쌓인 아파트 매매 매물양도 많은 편”이라며 “거래 회전율, 신고가 비율, 직전 거래 대비 상승 및 하락 비율 등은 고점 대비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당분간 주택시장의 거래나 가격 움직임은 박스권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할 확률이 높다고 본다”며 ”연내 오피스텔, 도생, 연립 다세대, 상가 등 상업용부동산은 고금리 외에도 전세사기, 구입 수요 감소, 공급 부담, 온라인 쇼핑 및 구독 서비스 강화 등으로 인한 수익형 부동산 당분간 가격이 조정되고 거래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당분간은 자기자본 비율을 높인 실거주 중심의 부동산 매입이 유효할 전망”이라며 “경매 및 공매, 분양, 급매 등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정부가 잇따라 내놓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정책이 시장 회복에 도움을 줄지에 대해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가장 최근에는 14일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부동산R114 측은 “4월 위기설, 5월 위기설 등 PF 부실 우려가 지속적으로 등장한 만큼 이번 대책을 통해 우려들이 조기 종식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