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연내 두 차례 금리인하 전망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이 여전히 불투명하다. 당초 시장에선 4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한은 역시 통화정책을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물가 경로가 각국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대를 웃돌며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증권업계에선 하반기 한국은행이 2회 이상 금리를 내리고 이 영향으로 채권 금리도 떨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010%포인트(p) 떨어진 3.413%에 거래를 마쳤다. 1년 전 종가(3.639%)와 비교해 0.226%p 낮아졌다.
지난주 초반 채권시장은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었다. 금통위 당일이었던 23일에는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에도 불구 변화가 없었던 물가지표 전망치에 주목하며 강세를 보였으나 ,주 후반 하락 폭을 되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3.42%, 3.52%을 기록했다.
이날 NH투자증권은 하반기 채권시장을 전망하는 리포트를 발간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근원 물가상승률(CPI)은 올해 4월을 기준으로 2.3%를 기록했다”며 “이는 주요국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23일 한국은행은 ’2024년 5월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국내 경제가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2월 발표한 전망치(2.1%)에서 0.4%포인트(p) 상향한 수준이다.
부문별로 보면, 특히 민간소비 증가율(1.8%)이 2월 전망치(1.6%)와 비교해 높아졌다. 올해 1분기 민간소비가 양호한 기상 여건과 휴대폰 조기 출시 등으로 증가폭이 확대된 덕분이다. 한국은행은 민간소비가 2분기 조정 기간을 거쳐 3분기부터 본격적인 회복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이에 대해 “1분기 깜짝 내수 반등은 다시 둔화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고 하반기 통화정책을 완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강 연구원은 ”1분기 내수 반등이 놀라웠지만 전체 국민의 실질 소득이 떨어졌고 건축 수주가 감소한 것 등을 감안하면 일시적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며 “물가의 경우 하반기 근원 물가 상승률은 일시적으로 2%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한국은행의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평균 근원물가 상승률은 2.1%”라며 “이를 감안하면 근원물가 상승률은 하반기 중 일시적으로 2%를 하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내수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것이 금리를 내려서 부양 해줘야 할 만큼 부진하다는 것인지, 아니면 수출 대비 증가율 격차가 벌어진 채로 유지 된다는 것인지는 다르게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한국이 비기축 통화국이라는 한계를 감안하면 현재 금리 수준(3.5%)에서 중립금리(2.5%)까지 천천히 인하를 할 것”이라며 “한국은행이 하반기 두 차례 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가정한 국고채 10년물 금리 범주는 3.10~3.75%를, 연말에는 3.10%까지 내려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채권시장 키워드는 통화정책의 방향에 있다”며 “국내 내수경기 위험성 부각되면 기준금리 하락 모멘텀이 형성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수부진의 고착화를 방지하고 고금리와 차입 부문의 누적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 정상화 필요성 높아졌다고 본다”며 “오는 7~8월 중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지금까지의 강한 크레딧 수요를 창출한 건 올해 통화정책의 전환이 일어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하반기에는 ‘언제’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인지, ‘몇 번’ 인하를 단행할 것인지가 크레딧 시장에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금리인하 시기를 살펴봤을 때 금리인하 전까지는 하락하다가 금리인하 시기가 도래하거나 그 후에는 횡보 혹은 확대되는 경향을 보일 것”이라며 “이를 고려한다면 올해 또한 금리인하 시기를 앞두고 스프레드 상승 후 이후 하락하는 흐름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선 이벤트와 도널드 트럼프 후보자의 당선 시나리오가 신흥국 채권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선진국의 금리인하가 기대되는 가운데 미국과 유로존의 기대인플레이션은 아직 다소 높은 편”이라며 “금리인하는 결국 중립금리로 향할 것이나 이 과정에서 기대인플레이션과 실제 인플레이션을 물가목표 수준으로 수렴시키기 위해선 점진적인 금리인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법인세 감세, 관세부과, 환율조작국,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재정정책 등으로 미국 성장을 위해 이머징 국가에 부담을 짊어지게 만들었다”며 “올해 열리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으로 정권이 교체된다면 신흥국 채권시장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