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초기 벤처 중 지역 활성화 기여도 따져야”
"실제로 지역 활성화 및 지역 문제 해결에 기여 필요"
“투자 초기 단계에 속한 지역 벤처 기업 중 ‘지역 활성화와 문제 해결 기여도’를 고려해 집중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20일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스트레이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벤처 생태계를 끌어올리기 위한 마중물로 전용 펀드가 조성되는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수혜 대상을 더욱 정밀하게 세분화 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팩트스퀘어는 6개의 펀드를 통해 54개의 소셜벤처에 총 135억6700만원의 투자를 진행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국내 액셀러레이터(AC) 총 362개사 중 상위 25위에 올랐으며, 후속투자 비율은 14.3%에 달했다. 올해 2월에는 한국경영학회가 주관한 ‘2024 대한민국 최우수경영대상’ 혁신임팩트투자 부문을 수상했다.
앞서 지난 7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역 창업생태계의 자생력 강화를 위해 2026년까지 1조원 규모의 지역 전용 벤처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지역의 창업 생태계가 수도권과 비교해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기술보증기금과 신용정보원이 보유한 기업 기술평가정보 및 재무정보 등 개방을 통해 벤처캐피탈(VC) 등 민간 투자기관이 투자처 발굴에 활용해 벤처기업의 투자 확대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도 대표는 이번 정부 지원 발표안으로 투자사가 지역 벤처에 관심을 가질 것이란 입장이다. 그는 “지역 기업을 목적성으로 하는 펀드 수가 적기 때문에, 공급 측면에서의 장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역을 우선하지 않던 투자사들도 지역 기업에 대한 투자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는 장점 또한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최근까지의 벤처 펀드 운영 양상을 보면, 특정 영역에 대한 목적성을 가진 펀드가 조성됐을 때 해당 영역에 전문성을 가진 투자사보다 펀드 운용 경험이 많은 투자사가 선정되는 경우가 대체로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펀드 운용 경험이 많은 투자사가 자체 펀드에 지역 목적성을 추가하는 방식이 아닌, 지역 전문성을 갖춘 VC, AC를 육성해 지역 전용 펀드와 지역 전문성을 가진 투자사가 늘어나는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기업 측면에서는 단순히 지역에 소재한 기업이 아니라, 지역에 상주하면서 지역 문제에 계속 도전하고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 등 지역 기업의 요건을 세부적으로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팩트스퀘어에 따르면, 지역 벤처 유형은 크게 ▲지역 활성화 기여하는 조직 ▲단순히 지역에 소재한 조직(시장이 지역이 아니거나, 지역 활성화를 목표로 하지 않음) ▲지역이 전반적으로 겪고 있는 특정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조직으로 구분된다.
도 대표는 “단순히 지역을 소재로 한 기업 수는 줄고 있지만, 지역 활성화와 지역 문제에 대한 솔루션 제공형 기업은 조금씩 증가 추세”라며 “단순히 지역에 소재한 기업보다, 실제로 지역 활성화 및 지역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기업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 소재 스타트업은 수도권에 비해 사업을 규모화하기 어려운 편인데, 특히 포스트 시드(Post-seed)와 프리 A(Pre-A) 단계에 해당되는 스타트업의 수도 적고, 투입되는 자금 및 인프라도 부족하다”며 “이들 기업이 Series A 단계로 성장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 활성화와 지역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벤처기업 중 Post-seed와 Pre-A 단계에 해당되는 벤처에 대한 지원을 체계화 및 고도화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Post-seed 단계는 투자사가 벤처기업에 시드를 투자한 이후 제품 개발 및 시장을 검증하는 단계이다. Pre-A 단계는 포스트 시드 이후, 시리즈 A 이전의 단계로, 투자사의 비즈니스 모델 확립과 매출 증대를 목표로 한다.
최근 실시된 ’제22대 국회 입법과제에 대한 벤처기업 의견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7.1%가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우선 추진해야 할 과제 1순위로 '정책자금 등 금융지원 강화'를 꼽았다.
도 대표는 “전체 경기가 악화됨에 따라, 투자 경기도 악화된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자금 측면의 지원은 당연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펀드 자체가 갖고 있는 효과성이 크고, 특정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가 생태계 이해관계자들에게 좋은 교육 훈련 보조 재료가 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자금 측면의 지원을 절대적 해법으로 볼 수는 없으며, 경기 완화와 글로벌에서의 기회 발굴 등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투자 외에 매칭융자(LIPS) 등의 다양한 지원방안을 함께 고려할 필요도 있다”며 “금융지원 강화를 세부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 유치 단계에서 어떤 유형의 자금을 필요로 하는지, 사각지대는 어디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정확한 해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정책자금은 시장에서 성공가능성 높아보이는 스타트업이 아니라, 적절한 지원을 통해 잘 성장할 수 있는 과도기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지원되는 것이 효과적이며, 자금의 취지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임팩트스퀘어는 정부의 정책 지원 방향이 투자 생태계 다변화를 지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 대표는 “지역, 친환경 등 구체적인 사회문제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한 투자사,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다변화된 투자 생태계를 정책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이해관계자 간의 협업을 적극 장려해 기획 단계부터 산학연 간의 협업 등 명확한 목적성을 가지고 지역 벤처 활성화 정책이 설계, 실행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 벤처 중에는 지역에 기반을 두고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할 팀이 있고, 한 지역의 경제를 지탱하거나 문제를 깊이 해결하는 팀 등이 있을텐데, 팀별 특성을 인지한 상태에서 지역 벤처 생태계 활성화 방안이 논의돼야 세부적인 지원 또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 클러스터 등 한 지역을 거점으로하여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등의 특화 전략 또한 논의되어야 한다”며 “임팩트 스타트업의 사회적 가치가 비즈니스 경쟁력이 되는 것처럼, 지역 벤처도 지역에 있는 것 자체가 비즈니스 경쟁력이 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