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해당 서비스, 외화정기예금 상품 아니야”
외환 환전 수수료만 혜택…수신금리·배당 외면

카카오뱅크 이용약관 화면 캡처.
카카오뱅크 이용약관 화면 캡처.

카카오뱅크가 신규 공개한 외환서비스 달러박스가 예금자 보호는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카카오뱅크는 달러박스 서비스 오픈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카카오뱅크가 출시한 달러박스 서비스는 환전 수수료 없이 달러를 모으고 자유롭게 입출금하는 외환 서비스다. 달러박스에 예치가 가능한 최대 한도는 1만 달러 수준이다. 하루 최대 입금액과 출금액은 각각 5000달러와 1만 달러까지다.

이날 오보현 카카오뱅크 외환캠프 서비스 오너는 “달러박스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환전 수수료를 일체 받지 않을 것”이라며 “달러 외화 자산을 운용함으로써 수익을 얻는 비즈니스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트레이트뉴스 취재 결과, 카카오뱅크는 달러박스 이용약관 제7조에 ‘달러박스에 보관되는 금액은 이자지급 대상이 아니다’라고 명시했다. 이는 수신금리는 물론 외화 자산운용에 대한 배당금을 소비자에게 지급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스트레이트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달러박스는 외화예금계좌가 아니어서 수신금리 지급이 불가능 하다”며 “금리를 주는 외화정기예금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외화입출금계좌, 외화정기예금 개설이라는 두 가지 절차가 필요하지만 달러박스는 원화 입출금계좌만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외화정기예금의 경우 오히려 환손실을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외화정기예금의 경우, 환율변동에 따라 넣고 꺼내기가 자유로운 달러박스와 달리 만기가 정해져있어 만기 시 달러 환율에 따라 환율변동으로 인한 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박스의 가장 큰 문제는 예금계좌가 아니기 때문에 1만 달러 이상 거액을 거치해도 예금자 보호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올해 초 토스뱅크가 출시한 외화통장 상품의 경우 예금계좌이기 때문에 예금보호공사로 부터 최대 5000만원의 예금자보호를 받는다. 

그는 “예금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예금자 보호에 한계가 있다”며 “달러박스 서비스 목적 및 취지와 다른 사용행태를 방지하기 위해 보유한도를 1만 달러로 제한했다” 밝혔다.

금융학계에선 “리스크가 있는 서비스”라는 지적이 있다.

금융학계 한 관계자는 “금융소비자가 1만 달러 이상의 큰 금액을 카카오뱅크에 믿고 맡기는 것인데 해당 금액에 대해 보호가 전혀 안되는 건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이 부분에 대해 사용자가 충분히 인지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사전에 고지하지 않는 것 역시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유사 시 소비자가 맡긴 외화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보현 카카오뱅크 외환캠프 서비스 오너.
오보현 카카오뱅크 외환캠프 서비스 오너.

한편 카카오뱅크는 “이번 달러박스 출시가 환전 서비스 혁신에 설 것”이란 입장이다. 

오 오너는 “카카오뱅크는 2017년 출범 당시, 일반적으로 5만원 수준이던 해외 송금수수료를 5000원까지 줄이는 등 파격적 송 금수수료 및 편리한 비대면 송금 절차를 통해 해외송금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며 “카카오뱅크는 달러박스를 통해 해외송금 시장에서의 혁신을 환전 시장까지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2024년 4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 통계’에 따르면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81%로 달러에 특히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박스에서는 달러를 입금할 때 적용됐던 평균 환율과 현재 환율을 비교하는 '내 평균 환율과 한눈 에 비교' 기능이 제공돼 시세 및 손익 정보를 직관적으로 살필 수 있다. 환율 비교 알림 서비스를 사 용할 경우, 카카오뱅크 앱에 접속하지 않아도 알림을 통해 내 평균 환을 및 현재 환율을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톡 친구에게 ‘달러 선물’을 발송할 수도 있다. 카카오톡 친구는 메시지 창에서 '달러 선물받기' 버튼을 클릭해 달러박스 로 받을 수 있으며, 30일 이내 받지 않으면 자동 환불된다. '달러 선물'은 하루 최대 5백 달러, 한 달 최대 5000달러까지 이용할 수 있다.

금융소비자가 모아둔 달러를 카카오톡으로 친구에게 선물하거나 ATM 출금 및 트래블월렛 카드 결제를 지원한다. 달러박스를 이용한 국내 ATM 출금 역시 수수료가 면제된다. 전국 총 5곳의 신한은행 외화 ATM 에서 카카오뱅크 앱 내 QR코드를 인식해 이용할 수 있다. ATM 출금은 회당 최소 100달러부터 가능하며, 하루 최대 600달러까지 인출할 수 있다.

달러박스는 트래블월렛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트레블월렛과 제휴해 '달러박스'를 기타통화 환전 및 해외 결제 서비스에 바로 활용 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달러박스 내 ‘트래블월렛 충전하기’ 페이지에서 통화 종류 및 금액을 충전 할 수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 북미 등 전세계 총 70개국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는 “트래블월렛 고객들의 연결 계좌를 살펴보면 카카오뱅크의 수가 압도적 일 정도로 양사의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는 공통 고객이 이미 많았다”며 “이번 연결로 간편하게 달러를 충전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되어 고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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