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반년 만에 37% 상승…주주환원 기대감 높아
연초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증권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집중되고 있다. 상반기 중 외국인이 국내 주식 22조9000억원을 순매수 했고 7월 초 기획재정부가 기업의 법인세 세액 공제 등의 혜택 내용이 담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투자자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 증권시장은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은 “한국의 주식은 신흥국 기업들 중 평균적으로 가장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거래되고 있다”며 “시장정책의 자율적 성격과 세제 개혁에 대한 정치적 대립으로 인해 성과를 구체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밸류업 내가 챔피언’ 시리즈를 통해 투자 기대감이 높은 사례를 차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23%(6000원) 오른 27만45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초(20만500원) 대비 36.90%(7만4000원) 오른 수준이다. 외국인은 연초부터 이번달 15일까지 현대차를 26조원 이상 순매수했다. 현대차의 내재가치 재평가와 함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1분기 매출액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2% 오른 40조6585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같은 기간 이익률은 8.7%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올채 초 현대차는 미국에서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글로벌시장에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선 현대차가 2분기와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DS투자증권은 현대차가 2분기 매출액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5%, 2% 증가한 45조5000억원과 4조300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태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자동차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1.3% 성장에 그쳤다”며 “다만 미국에서의 자동차 판매량이 호실적을 기록하며 1%대 판매실적을 상쇄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레저용 차량(RV) 비중의 지속적인 상승과 함께 친환경자동차(HEV) 비중도 11.9%로 확대되며 믹스 효과를 이끌었다"며 "환율도 우호적인 환경을 지속 중"이라고 덧붙였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 현대차가 글로벌 도매 판매량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한 106만8000대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를 중심으로 해외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싼타페와 투싼 등 친환경자동차(HEV) 판매 증가로 평균판매단가(ASP) 상승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또한 DS투자증권은 현대차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3%, 2.5% 증가한 172조9000억원, 15조6000억원을 내다봤다.
현대차가 이번달 들어 본격적으로 전기차 모델을 양산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른 호실적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순수 전기차 판매를 시작했다.
이번달 9일부턴 ‘캐스퍼 일렉트릭’ 인스퍼레이션 모델에 대한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현대차가 기존에 양산한 경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의 전기차 모델이다. 이번달 15일부턴 지역 상생형 일자리 기업인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해당 모델 차량을 본격적으로 양산하기 시작했다. 기존 모델 대비 넓어진 뒷좌석 레그룸 덕분에 패밀리카로 손색없다는 평가가 나오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관계자는 “당초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모델을 당초 계획인 1만7400대 보다 25% 가량 늘린 2만1400여대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관련 산학 연구개발(R&D)도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날 현대차와 기아는 한국전기연구원과 함께 ‘글로벌 상호운용성 시험센터 구축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차는 급변하는 모빌리티 생태계의 다양한 완성차와 충전기 제조사 간 상호운용성 평가를 통해 전기차 충전 호환성을 높이고, 사용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해외 사례를 비추어 볼 때 현대차의 실적 성장과 함께 주주환원 강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현대차 주가수익비율(PER)은 6.33배로 기준점인 10배수보다 낮은 상황인데 이 역시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령 도요타의 주주환원율은 25% 수준이다. 그러나 1분기 도요타는 내년 4월까지 1조엔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SK증권은 도요타가 가이던스대로 1조엔의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을 고려할 경우 내년도 주주환원율로 51%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차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주당배당금 성장률로 19.3%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25일에는 연간 배당 목표를 25% 이상으로 설정했다. 이후 지난해 2분기부터 분기 배당을 본격적으로 실시했다.
윤 SK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자사주 2조원 매입 시 바로 주주환원율 40% 달성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단순 밸류에이션 비교 측면에서 도요타와 혼다 수준으로 주주환원율을 올린다면, PER(주가수익비율) 밸류에이션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올해는 인도법인 기업상장(IPO), 내년에는 보스톤다이내믹스 상장에 따른 현대차 가치의 재평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올해 1월 말 발표한 ‘2024년 연간 가이던스’의 주주환원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사가 보유한 자사주 3년간 발행 주식 수의 1%씩 소각해 중·장기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올해에도 당사 수익성 펀더멘털 개선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수익 창출과 주주가치를 우선에 둔 경영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