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최고 가치로 두고 회사 리딩
금융업 환경의 불확실성이급격히 커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난세를 헤쳐 나가는 영웅적인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불확실성이 일상화된 이 시대, 기업의 성공을 이끄는 영웅은 대표이사(CEO)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기존의 틀을 벗어나 혁신을 주도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조직을 새로운 길로 인도하는 비전과 실행력을 가졌다. 스트레이트뉴스 ‘난세영웅 CEO’ 시리즈를 통해 각 금융사 대표의 리더십 스타일, 전략적 결정, 그리고 그들이 만든 성공 스토리를 조명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의 주주가치 제고 행보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메리츠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2.20% 오른 9만10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해당 종목은 지난 14일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지난 16일 처음으로 9만원 대에 진입하더니 이날 장중 한 때 9만1300원(+2.82%)까지 오르기도 했다.
메리츠금융 주가는 코로나19 발발 초기인 2020년 3월 19일 5560원까지 내려갔다 1년 전만해도 4만원대에 머물렀지만 제작년 11월 원(One)메리츠 선언으로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를 완전자회사로 바꾸며 올해 들어 주가가 급상승 하더니 8~9만원대를 오가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올해 연간 기준 영업이익으로 3조746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메리츠금융이 올해 연간 영업이익으로 3조원 규모 이상을 기록한다면 2021년 말 대비 71.28%(1조2796억원) 오른 수준이 된다.
메리츠금융은 올해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메리츠금융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한 1조3275억원이다. 상반기 매출액은 23조7866억원, 영업이익은 1조7764억원을 기록했다.
지주의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2% 증가한 730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증권사 컨센서스인 5619억원을 29.9% 상회하는 수준이다.
주요 계열사인 메리츠화재의 2분기 순이익은 5068억원으로 처음으로 분기 기준 순익 5000억원을 넘어섰다. 의료파업과 6월 기준 323억원 이상으로 3·4세대 실손보험 갱신에 따른 손실부담 계약 환입을 기록한 덕분에 예실차 1578억원이 발생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스크 요인은 부동산 PF 관련 손익 변동성 확대이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아보인다”며 “메리츠금융지주가 밸류업 관련 투자처 중 최적의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메리츠금융의 실적 개선 중심에는 단연 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이 있다. 김용범 부회장은 2011년 메리츠금융에 합류했으며 2013년 지주 대표, 2015년 화재 대표에 올랐다. 지난해 11월부터 지주 부회장을 맡고 있다.
특히 그는 지주의 모든 경영전략 초점을 주주환원에 맞추는 인물로 알려졌다. 메리츠화재 대표를 맡았던 작년 10월에는 자사주 3만주를 매수하며 주가 가치를 지켰다.
그는 메리츠금융 부회장으로 올라선 후 자사주 신탁계약 5000억원 중 6월 말까지 328만8000주(2584억원)을 매입하는 등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환원 규모를 더욱 키우고 있다.
대신증권은 메리츠금융의 주주환원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분기 최대 실적 기록으로 화재의 예상보험금·사업비 대비 실제보험금·사업비에 대한 차이(예실차) 이익이 예상보다 컸고 증권의 트레이딩 수익이 개선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일간 40억원씩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2분기 순이익이 추정보다 2000억원 가까이 상회해 예상 환원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본다"며 "실적 호조가 곧 환원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반색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5년까지 연결 당기 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환원하고, 2026년부터는 내부투자와 주주환원 수익률을 비교한 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본배치를 추진한다”는 내용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박 연구원은 "하반기 금리 하락으로 캐피탈 조달 비용이 줄고 증권 실적 개선이 예상돼 반색할 만한 요인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추진중인 MG손해보험 인수 역시 주주가치 보존 관점에서 진행 중이다.
예금보험공사는 금융위원회의 업무위탁을 받아 MG손보의 공개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예보는 지난해에도 MG손보는 매각을 두 차례에 걸쳐 추진했지만, 예비입찰에 복수의 원매자가 등장하지 않아 모두 무산됐다.
메리츠화재는 이번달 8일 MG손보 매각 3차 재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재입찰에는 메리츠화재와 함께 데일리파트너스, JC플라워 등 3곳이 인수 의사를 밝혔다.
김용범 부회장은 14일 개최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당 이익 증가를 가져오는 규모의 경제와 이에 도움이 되는 성장에만 관심이 있으며 단순 외형 경쟁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메리츠금융이 인수합병(M&A)을 할 때 주로 살펴보는 것은 가격이 적절한지, 그 사업을 이끌 인재가 확보되어 있는지, 그리고 리스크의 규모와 성격을 감당할 수 있는지 등”이라며 “이번 MG손보 건은 당사 기준에 맞는지 세밀히 살펴보고,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경우 완주할 것이고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에는 중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6일 예금보험공사는 "매각주관사, 법률자문사 검토결과 등을 바탕으로 MG손보 매각 재공고 입찰이 최종 유찰 처리됐다"며 "향후 수의계약을 통한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수의계약이란 경쟁계약에 의하지 않고 임의로 상대를 선정해 체결하는 계약을 의미한다. 같은 조건으로 진행되는 동일 차수 재공고에서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않으면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